이재명 "사법리스크 아닌 검찰리스크… 검사 실명 공개 왜 안 되나" [일문일답]

우태경 2023. 1. 1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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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檢 출석 여부 "가정해 말할 수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국회 사랑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기자들이 질의응답을 하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최주연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검찰 수사를 강하게 비난하면서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에 대해 "검찰 리스크"라고 반박했다. 이틀 전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검찰 조사와 관련해서도 "잘못한 일이 없기 때문에 조사에 임했지만 검찰의 요구는 매우 부당하고 옳지 않은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향후 검찰 소환조사에 재차 응할지에 대해선 "가정해서 말할 수 없다"는 취지의 답을 했고, 최측근 인사들의 잇단 구속에 대한 유감 표명 여부엔 검찰 수사의 타당성을 문제 삼으며 즉답을 피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10일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것에 대한 소회와 향후 검찰 수사 출석 여부가 궁금하다.

"가급적이면 '사법 리스크'가 아니라 '검찰 리스크'라고 말씀해주시길 부탁드린다. 국민 한 사람으로서 매우 부당한 처사이긴 하지만 검찰 소환 요구에 당당하게 임했다. 잘못한 일이 없기 때문에 조사에 임했지만 검찰에 의한 요구들은 매우 부당하고 옳지 않은 처사다. 세상 일이란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만큼 매우 다양하고 혼란스럽기 때문에 가정해서 말씀드리면 끝이 없을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이 제안한 중대선거구제로 여당과 협상할 의사가 있나.

"표의 등가성을 확보하고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는 선거제를 만들기 위한 하나의 해결수단으로 중대선거구제를 제시한 것 같다. 저도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중대선거구제만 유일한 방안이냐 하는 데는 회의적이다. 다른 방법도 많이 있어서 여야가 중대선거구제를 포함한 가능한 모든 제도를 심도 있게 토의하면 좋겠다. 단 제 일견으로 대통령제는 소선거구제와 친하고 중대선거구제는 내각제와 친한 제도가 아닌가 생각한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대표 수사와 관련해 김건희 여사 수사와의 형평성을 문제 삼았는데.

"두 사안을 연관 짓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저에 관한 검찰의 정치적 공격은 없는 사실을 지어내서, 이미 경찰이 무혐의 종결했던 사실을 억지로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김 여사는 명백한 증거들이 너무 많이 드러나고 있지 않나. 관계없는 걸 관계 지으면 제가 좀 억울하지 않겠나."

-민주당 지지율이 취임 전보다 소폭 하락했는데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구상이 있나.

"지금으로선 집권 여당 폭주와 무도함, 반국민적 행태를 견제하는 일이 야당 제1의 역할이다. 또 대안세력으로서 국정의 한 부분을 맡는 정치집단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해내고 성과로서 국민 기대를 충족시키는 일이 중요하다. 그 성과로 내년 총선에서 국민 평가를 받을 것이다."

-최측근(김용, 정진상)이 대장동 의혹으로 구속됐는데 유감 표명하실 생각은 없나.

"사법부의 판단은 검찰이 제시한 자료를 가지고 하는 것이다. 검찰이 녹취록이라는 분명한 근거를 놔두고, 그에 상치되는 번복된 진술에 의존해 결정하는 것에 대해 매우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검찰이 성남FC 관련 의혹으로 구속영장을 검토 중인데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내려놓을 것인가.

"적법한 권한 행사에 대해선 당연히 수용해야겠지만, 경찰복을 입고 강도 행각을 벌이고 있다면 과연 어떻게 판단할지 상황에 따라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검찰 그 자체가 권력이 되면서 균형과 합리성을 전혀 고려 않고, 수사가 아닌 정치하는 상황이란 점도 고려 부탁드린다."

-검찰권 남용과 관련해 사법개혁이 추가로 필요한지, 검사 신상 공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시스템을 아무리 잘 갖춰놓아도 이를 운영하는 책임자의 의지에 따라 시스템은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 지나치게 균형에 맞지 않는 검찰권 행사도 심각한 문제다. 검사만 왜 자기들이 한 일을 공개하면 안 되나. 그리고 (검사 신상 공개가) 왜 조리돌림인가. 자신들이 한 행위를 드러내는 게 조리돌림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자신들의 행위가 부당·부정한 행위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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