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이하늬 “삶을 연기에 녹여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인터뷰]
지난해 6월 출산…“자연스러운 일, 숨기고 싶지 않아”
배우 이하늬가 오는 18일 영화 ‘유령’ 개봉을 앞둔 가운데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서 열린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유령’은 일제강점기인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를 그린 영화다.
이날 인터뷰 현장에서 이하늬는 비교적 수수한 옷차림으로 인터뷰 현장을 찾았다. 그는 “어제도 오후 11시까지 공식일정이 있었다”면서 “쇼케이스도 소화하고 바쁘게 보내고 있다”며 운을 뗐다.
“‘박차경’이라는 캐릭터, 선택하지 않을 이유 없었다”
바쁜 일정이지만 그럼에도 매 순간 홍보 현장의 소중함을 느낀다고도 했다. 이하늬는 “으레 영화가 나오면 홍보하고 예전에는 되게 당연했던 것들이 이제는 너무 소중하다”며 “코로나가 완전히 끝난 건 아니지만 잦아든 이후에 영화가 나오는 게 처음이라 설렌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지난 ‘유령’ 제작보고회에서 이해영 감독은 “처음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이하늬가 필요하다. 이하늬만 있으면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싶었다”라며 유령의 첫 시작이 이하늬임을 밝혀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이에 이하늬는 극 중 ‘박차경’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배우 설경구와의 호흡은 가문의 영광이라고도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는 “캐릭터도 매력적이었고 배우들도 그렇고, 감독님 특히 경구 선배님은 정말 가문의 영광이라는 생각”이라면서 “경구 선배랑 한 공간에서 숨 쉬고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됐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극 중에서 설경구가 연기한 ‘쥰지’와의 액션씬에 대해서는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다고 소회했다. 그는 “설경구 선배의 에너지도 엄청나고 역도산의 무게감도 있었기 때문에 내가 맞닥뜨렸을 때 그 씬에서 (설경구와) 비등비등해야 볼만한 씬인데 체급의 차이나 성별의 차이가 보이면 실패라고 생각했다”며 촬영에 임했던 각오를 보였다.
실제로 자연스러운 사격 모션을 위해 7㎏짜리 장총을 들고 다녔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이하늬는 “7㎏짜리를 계속 드는데 이걸 매번 테이크마다 들어서 장전하고 쏘다 보니 피멍이 들었다”면서 “총을 차에 싣고 들고 다니며 단련했다”고 웃음 지었다.
“출산 후 첫 복귀작 타이틀?…전혀 부담스럽지 않아”
출산 후 첫 복귀작이라는 말이 부담스럽지는 않은지 물어보니 “전혀”라고 답했다. 그는 “임신 등 소식을 노출 안 하는 게 좋겠다는 말씀도 주변에서 하신 적이 있는데 저한텐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여성들이 겪는 자연스러운 일이라 배우라서 숨기고 싶지는 않다”고 딱 잘라 말했다.
이어 “임신기간을 겪으면서 그동안 했던 적금을 타는 느낌이었다”면서 “제가 항상 운동할 때 하기 싫을 때마다 나는 지금 적금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20대 때는 30대를 위해서 운동을, 30대는 40대를 위해서 운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날(11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말미에는 이하늬가 출연한 177회 예고 영상서 딸을 ‘고구마’라고 비유한 장면이 나와 많은 시청자에게 웃음을 안겼다. 이에 그는 “아 미안해라. 지금은 아니다. 그런데 태어났을 때 제가 상상한 아기의 모습은 아니었다”라며 “태어날 때 신생아의 검붉은 태지가 붙어있는데 그게 영락없는 고구마 느낌이었다”고 웃었다.
출산 후에는 좀 더 여유로워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최근 최동원 감독의 ‘외계인2’ 촬영을 다녀왔다는 그는 “얼마 전에 재촬영을 하는데 감독님이 ‘출산 후에 하늬가 편안해진 거 같아’라는 말을 지나가면서 하시더라”라며 “되게 편안하더라. 인간으로서, 여자로서 느낄 수 있는 극상의 행복을 보내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고 여유로워진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제가 20대 때 아이를 낳았으면 이렇게 관조적인 시선으로 제 삶을 보지 못했을 것 같은데 이걸 바라볼 수 있을 때 제가 아이를 가진 게 축복인 것 같다”고 부연했다.
유준하 (xylit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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