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바이오 프린팅'…티앤알바이오팹 등 美 기술 턱밑까지 추격
인공장기 상용화를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히는 3D 바이오 프린팅 분야 국내 개발사들의 기술 추격이 잰걸음을 내고 있다. 주도권을 쥔 미국을 뒤쫓는 위치지만, 인공 피부·연골 등의 상용화에 성공하는 등 기술 담금질이 한창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티앤알바이오팹 로킷헬스케어 등 국내 주요 3D 바이오 프린팅 기업들은 관련 연구개발 및 계약 성과를 축적하며 국제무대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정부 역시 인공장기를 유망기술로 선정하고 지원 강화에 나서는 등 무게를 싣는 중이다.
인공장기는 전 세계적인 이식 장기 부족 현상을 해소할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국내만 해도 지난 2021년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인원은 4만명이 넘었지만, 한해 동안 성사된 장기 이식은 400건 수준에 그쳤다. 이에 2500명에 가까운 환자가 장기 이식을 기다리다 사망했다.
이같은 절대 공급부족 현상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인공장기다. 인공장기는 돼지 등의 장기를 활용한 이종 장기 이식과 생체재료와 세포를 이용한 유사체인 세포 기반 장기, 기계 및 전자 기술 등을 활용한 전자 인공장기 등 크게 세가지로 분류된다. 전체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 38조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인공장기에 대한 정부 관심도 높아진 상태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주요 추진 정책 중 하나로 임상적용이 가능한 이종장기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을 지원하기로 했고, 과학기술정보통시부 역시 인공 유사 장기를 12대 핵심기술로 선정했다. 생명공학연구원도 바이오 장기대체 치료기술을 5대 미래유망분야 중 하나로 꼽았다.
인공장기 분야에서 현재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세포 기반 장기'다. 이종 장기는 면역 거부반응 등의 숙제가 남아있다. 지난해 1월 미국 멜리랜드 대학병원에서 유전자 조작 돼지 심장을 사람에게 이식하는 수술이 최초로 성공했지만, 두 달 후 환자가 사망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전자 장기는 직접 대체가 제한적이라 범용성에 한계가 있다.
서수영 KDB미래전략연구소 산업기술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이종 장기 이식은 만성 거부 반응과 질병 전염 발생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세포 기반 장기는 인체나 동·식물 등으로부터 유래된 소재로 우수한 생체적합성을 지니고 목적에 따라 기계적·물리적 성질을 가공할 수 있어 맞춤형 장기 제작이 가능하다. 특히 글로벌 헬스케어 및 화장품 기업들의 연구개발 참여로 빠른 상용화가 기대되는 분야"라고 전망했다.
세포 기반 장기의 핵심 기술은 3D 바이오 프린팅이다. 이미 다른 산업에서도 널리 활용 중인 3차원 구조체 출력 기술에 세포와 바이오 잉크를 소재로 접목한 기술이다. 초기에는 인체 모형 제작 등에 제한적으로 활용됐지만 최근 소재 개발 및 프린팅 기술 발전에 체내 이식이나 체외 장착형 모델까지 출력 가능하도록 기술이 진화한 상태다. 존슨앤드존슨(J&)과 로레얄 등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이 화학물질 시험을 위한 인공 피부 모델 개발에 뛰어든 점도 시장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이에 지난 2019년 3억620만달러(약 3800억원)였던 시장은 연 평균 35.4% 성장해 내년 14억달러(약 1조7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기술력 경쟁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곳은 미국이다. 선도 기업으로 꼽히는 오가노보(Organovo)가 지난 2013년 인공 간 제작에 형성해 독성시험 등에 활용 중이다. 아시아권에선 중국이 원숭이 줄기세포를 활용한 인공 혈관 제작에 성공했고, 일본은 세포만으로 조직을 제작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역시 지난 2016년 조동우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교수팀이 인공근육 제작에 성공했지만, 아직 후발주자로 분류된다. 다만 주요 기업들이 하나둘 성과를 축적하며 기술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티앤알바이오팹은 지난 2021년 독자 기술로 개발한 세계 최초로 3D 바이오프린팅를 활용해 난치성 기관 결손 환자 치료를 위한 이식용 인공기관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션과 조직 재건을 위한 생분해성 지지체(스캐폴드) 기술 개발에 대한 전략적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무대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중이다.
로킷헬스케어는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재생치료 플랫폼으로피부조직과 유사한 패치를 환부에 붙이면 피부가 재생되는 스킨패치 상용화에 성공했다. 유럽 등 일부 허가 국가에선 지난 2021년 말부터 실제 환자치료제 적용되고 있으며, 누적 2조원 이상의 유통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다음 단계 기술로 꼽히는 연골 재생 플랫폼 역시 누적된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4분기 첫 유럽 유통계약에 성공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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