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제임스웹'...1만배 정밀한 MRI 세계 최초 구현한다

박정연 기자 2023. 1. 1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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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퇴행성 뇌질환 극복을 위해 현재 활용되는 장비보다 1만배 정밀한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는 MRI(자기공명영상장치) 국내 도입이 본격 추진된다.

가천대 길병원은 11.74T(테슬라, 자기장의 단위) MRI를 개발 및 도입하기 위한 시스템 통합 설치를 완료했다고 12일 밝혔다.

11월까지 경사자장코일, RF코일, 전자기기, 전원공급장치 등을 결합해 11.74T MRI 통합 시스템 설치를 모두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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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길병원, MRI 11.74T 시스템 통합설치 완료
가천대 길병원이 도입과 개발을 추진 중인 11.74T MRI의 설치 예상도. 가천대 길병원 제공

신경퇴행성 뇌질환 극복을 위해 현재 활용되는 장비보다 1만배 정밀한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는 MRI(자기공명영상장치) 국내 도입이 본격 추진된다.

가천대 길병원은 11.74T(테슬라, 자기장의 단위) MRI를 개발 및 도입하기 위한 시스템 통합 설치를 완료했다고 12일 밝혔다. 올해 상반기 동물을 대상으로 실제 뇌 영상을 촬영하는 전임상시험을 실시한다. 이 기기를 활용한 전임상시험이 이뤄지는 것은 전세계에서 최초다.  

기존에 사용되는 7.0T MRI는 뇌의 가장 깊은 영역까지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11.74T MRI는 현존하는 가장 센 자기장인 11.7T급 마그넷을 이용해 극초고해상도 뇌 이미지를 얻는 기술이다. 7.07T MRI보다 1만배 높은 화질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의료계에선 '의료용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라고 불린다. 앞서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11.7T MRI 시스템을 먼저 설치했지만 이미지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프랑스 국립 연구소인 뉴로스핀도 동물이 아닌 식물을 대상으로 한 영상 획득에만 성공했다.

한국에서는 가천대 길병원이 연구중심병원 사업비 180억원등 총 360억원을 투입해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74T MRI 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마그넷의 현장성능평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11월까지 경사자장코일, RF코일, 전자기기, 전원공급장치 등을 결합해 11.74T MRI 통합 시스템 설치를 모두 완료했다.

현재 전임상시험을 위한 최적화 단계가 진행 중이다. 임상시험은 오는 3월 설치류 및 영장류 등을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이 예정됐다.

이번 전임상시험에서 극초고해상도 이미지 획득에 성공한다면 세계 최초로 11.74T MRI로 살아있는 동물의 뇌 이미지를 획득하는 성과가 된다.

가천대 길병원이 개발 중인 11.74T MRI는 세계 최초의 ‘동시 다채널-다핵종 11.74T MRI’이기도 하다. MRI 시스템에서 코일을 통해 인체의 신호를 획득하기 위해 여러 채널을 각각 촬영하지 않고 동시에 다채널 이미지를 얻는다. 인체 수소(H) 원자의 공명만을 이용하지 않고 여러 핵(수소, 인, 나트륨, 코타슘, 칼륨 등)종의 공명을 통해 이미지를 얻는 시스템이다. 

김우경 가천대 길병원장은 “11.74T MRI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는다면 이는 한국이 세계 의과학사를 새로 쓰는 커다란 성과임과 동시에 인류가 풀지 못한 뇌의 비밀을 푸는데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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