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구하기 대란...서울 아파트 매매가-전셋값 격차 역대 최대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r2ver@mk.co.kr) 2023. 1. 1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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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와 전셋값의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거래절벽 현상과 월세 선호 수요가 겹치면서 물건이 적체돼 전세 시세가 매매가 대비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전세살이 중인 세입자가 집주인이 되는 것도 그만큼 어려워졌다.

1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의 3.3㎡당 매매가격은 4235만원, 전세가격은 2076만원으로 집계됐다. 매매가에서 전셋값을 뺀 금액 차이는 3.3㎡당 2159만원으로 산출되면서, 부동산R114가 관련 통계 조사를 시작한 지난 200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게 됐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와 전셋값은 모두 약세를 나타냈다. 지난 한 해 매매가와 전세가는 각각 1.45%와 3.91% 하락했다. 매매가보다 전셋값이 하락하는 속도가 더 빨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 이유로 지난해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이 늘고 대출 이자 부담이 확대돼 월세 전환이 증가한 것이 꼽힌다. 그만큼 신규 전세 수요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반면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집을 급매로 처분하는 대신 전세로 선회한 집주인들은 늘어나 수급 불균형이 발생했다.

최근 13년간 서울 아파트 3.3㎡당 매매가격 및 전세가격 추이. [자료 제공 = 부동산R114]
매매가와 전셋값 간 가격 차이가 적을수록 매수 전환에 유리하다. 실제로 매매가와 전셋값의 격차가 3.3㎡당 496만원에 불과했던 지난 2015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2만225건이었다. 지난 2006년(12만812건) 이후 최다치를 찍었다.

현재 전용면적 84㎡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셋값 차이는 평균 7억원으로, 세입자가 살고 있는 집을 사려면 과거보다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해졌다.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주택담보대출 상단 평균이 8.11%다. 돌파하면서 대출을 일으키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매매와 전세 간 가격 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세입자의 보증금을 끼거나 금융 레버리지를 통한 내 집 마련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의 전방위 규제완화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 하락 전망이 우세해 매수심리가 회복되는 데 짧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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