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침체 모면 기대감 솔솔....연착륙 가능성도 높아져
[파이낸셜뉴스] 물가 상승(인플레이션)과 이를 꺾기위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조치로 인해 전문가들 사이에 제기됐던 미국의 경기 침체 발생 가능성을 보는 시각이 누그러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은 최근 미국 소비자 물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가 보이고 있다며 올해 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점차 생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경제전문가들은 지난해 미국 인플레이션이 40여년만에 최대폭까지 상승하며 정점을 찍고 소비가 둔화되자 올해에 침체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으나 시각에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특히 물가를 끌어올린 요소 중 하나인 미국 근로자들의 임금 오름세가 완화되고 있는 것이 침체 모면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려야 하는 이유로 임금 상승 문제를 자주 언급해왔다.
지난 봄 전년 동기 대비 5.6%까지 올랐던 미국의 임금은 12월 4.6%까지 떨어졌다.
특히 코로나19로 크게 올랐던 호텔과 식당, 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하는 서비스와 레저 업종 임금은 지난해에 6.4% 올랐는데 이것은 2021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수치다.
연준 부의장 출신인 프린스턴대 경제학 교수 앨런 블라인더는 진행 중인 물가하락세를 가장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오는 12일 발표되는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또다시 떨어진다면 연준이 당초보다 금리 인상 중단을 앞당기게 할 것이라는 기대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경제전문가들이 보는 12월 CPI 기대치는 6.5%다.
지난 6월 전년 동기 대비 9.1% 상승하며 4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미국 CPI는 11월 7.1%로 떨어졌다.
크게 치솟았던 기름값과 중고차 가격, 의류, 가구제품 가격 모두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고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자 유통업체들은 재고를 싼값에 팔면서 컴퓨터와 완구, 운동용품의 온라인 유통 판매 가격의 경우 4개월 연속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미국 고용시장은 실업률을 높이려는 연준의 기대와 달리 견고함을 보이고 있어 원하는 ‘연착륙’ 가능성도 높여주고 있다.
이럴 경우 침체 발생시 나타나는 대규모 실업 같은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블라인더 교수는 “현재 모든 신호는 높은 연착륙 가능성으로 향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물가 하락이 빨리 나타날수록 연준이 통화정책을 완화할 것이라며 “따라서 침체 발생 가능성을 더 낮춰줄 것”이라고 했다.
미국 경제 연착륙에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IT기업을 제외하고는 아직 감원 규모가 낮지만 기업들이 보는 전망이 비관적으로 바뀌고 미국 의회가 올여름 부채 한도를 올리는데 실패한다면 경제적 혼란 또는 침체로 이어질 위험은 남아있다고 AP는 전했다
또 다른 변수로는 중국의 제로코로나 방역 해제에 따른 경제활동 재개가 지목됐다.
앞으로 중국의 경제활동이 늘면 늘수록 석유 수입량이 증가할 것이고 이것이 미국 내 기름값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 구리값 상승은 중국의 경제 활동 재개가 본격화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구리가격은 11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t당 9013.50달러로 전거래일 보다 1.1% 오르면서 지난 6월 이후 처음으로 9000달러를 다시 돌파했다.
구리가격은 지난 8일 중국 당국이 주민들의 해외 여행 재개를 허용한 이후 10% 올랐으며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외환중개업체 오안다(OANDA)의 시장 애널리스트 에드워드 모야는 폭스비즈니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세계 최대 구리 소비국인 중국의 경제활동이 반등할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런던 소재 경제연구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 애널리스트 캐롤라인 베인은 중국 산업계가 제로 코로나 봉쇄를 비교적 잘 견뎠다며 구리를 비롯한 금속의 수요가 에너지처럼 갑자기 커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구리 가격이 빠르게 또 큰 폭으로 올랐지만 올해 시장에서 공급이 원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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