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CJ대한통운, 택배노조와 교섭 거부는 '부당노동행위'"

서울행정법원은 12일 CJ대한통운이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선고를 마치고 나온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택배기사노동조합이 CJ대한통운의 단체교섭 대상에 포함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정용석 부장판사)는 12일 CJ대한통운이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판정 취소 사건'을 기각했다.

앞서 택배기사들로 구성된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은 2020년 3월 단체교섭을 회사 측에 요구했으나, 사측은 "사용자는 대리점"이라며 교섭을 거부했다. 이에 택배노조는 부당노동행위 구제를 신청했다.

택배노조가 제기한 구제 신청 초심에서 지방노동위원회는 CJ대한통운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재심에서 중앙노동위 측은 택배회사가 실질적으로 택배기사들의 업무에 지배력과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부당노동행위가 맞다며 판결을 뒤집었다.

이에 CJ대한통운이 중앙노동위의 판정이 기존 대법원 판례와 맞지 않다며 법원에 '원청교섭에 대한 판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이날 기각된 것이다.

택배노조는 이번 판결에 대해 "2017년 노조 필증을 받고도 6년간 CJ대한통운과 교섭을 하지 못해, 할 수 있는 일은 투쟁밖에 없었다"며 "이번 판결로 '노조의 교섭요구-원청의 거부-투쟁돌입'이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해소되고, 대화와 교섭을 통해 택배 현장의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 측은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기존 대법원 판례를 뒤집은 1심 판결에 대해 납득하기 어려우며 판결문이 송부되는 대로 면밀하게 검토한 뒤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limhj@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