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2시 시작 '라방' 주문 폭발…2시간 만에 53억 대박 [긱스]
실시간 인터넷 방송을 통해 상품을 파는 라이브 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대형 플랫폼은 물론 그립컴퍼니(그립), 보고플레이(VOGO) 등 스타트업들이 주요 플레이어로 뛰고 있다. 배달의민족, 야놀자, 무신사는 자체 플랫폼을 통해 라이브 커머스를 키우는 중이다. 최근엔 유튜브가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손잡고 라이브 커머스를 강화하면서 국내 라방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경 긱스(Geeks)가 라이브쇼핑 데이터 스타트업인 씨브이쓰리와 함께 지난해 라이브 커머스 시장을 총결산했다.
'대박'난 라방은 방송 한번에 상품을 얼마나 팔까. 라방바데이터랩(씨브이쓰리)의 ‘2022 라이브 커머스 총 결산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단일 방송 매출 1위는 8월에 11번가에서 진행된 '갤럭시 Z플립·폴더 4'의 사전 판매 방송이었다. 자정에 시작됐던 해당 방송은 2시간 동안 53억2000만원이라는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5억원 이상의 매출을 냈던 방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브랜드는 '다이슨'이었다. 특히 다이슨의 '에어랩 스타일러' 제품은 라이브 커머스로만 약 150억원이 넘게 판매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2월 네이버쇼핑에서 판매가 이뤄진 다이슨 에어랩 스타일러 컴플리트 제품은 방송 한 차례에 24억7000만원 매출을 냈다.
지난해 가장 거래액이 높았던 라이브커머스 카테고리는 '디지털·가전'이었다. 전체 거래액 중 24%를 차지했다. 휴대폰, 노트북, 로봇청소기, 커피머신 등이다. 계절가전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창문형 에어컨, 캠핑난로 등도 인기를 끌었다. 늘어나는 1인 가구 수요와 캠핑 열풍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엔데믹에도…라방 매출 급등했다
라방바 기준 지난해 1월 라이브커머스 방송 횟수는 6833회, 거래액은 393억원 정도였다. 이 규모가 지난달인 12월엔 방송 횟수 3만159만회, 거래액은 834억원 수준으로 뛰었다. 1년만에 3배 넘게 성장한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야외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온라인 쇼핑 시장이 다소 위축되는 모습을 보인 것과 달리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빠르게 커졌다. 작년 한해 라이브 커머스 방송 회수는 29만회에 달한다.
거래액 자체가 4분기로 갈수록 불어난 가운데 지난해 가장 높은 거래액을 기록한 달은 10월(840억원)이었다. 매년 10월과 11월은 온라인 쇼핑 대목으로 꼽힌다. 이 기간 네이버 쇼핑, G마켓, 11번가 등 대형 플랫폼에서 대규모 할인 행사가 집중적으로 진행됐다. 가장 많은 라이브 방송이 송출됐던 달은 11월(3만1360회)이었다. 블랙 프라이데이 등 내년도 신제품 출시에 대비한 연말 재고 정리 목적의 방송들이 많았다.
작년 한 해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 매출 규모는 2조원으로 추계(라방바 기준)됐다. 씨브이쓰리 측은 "방송 시작과 종료 사이 이뤄진 매출만 계산해도 8000억원 수준으로, 방송 전후 기간 판매와 배달의민족 무신사 등의 자체 플랫폼 판매까지 성과로 집계한다면 2조원을 넘을 것"이라며 "라이브를 사전 홍보하면서 발생한 매출, 라이브 커머스 컨텐츠를 후속 마케팅에 활용하며 발생하는 매출 모두를 라이브 커머스의 성과로 보면 거래액을 훨씬 웃돈다"고 설명했다.
라방 뛰어드는 플랫폼 스타트업
배달의민족, 야놀자, 무신사 같은 스타트업들은 이미 자체 플랫폼 등을 통해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하고 있다. 배달의 민족은 2021년 3월 배달앱 최초로 배민 쇼핑라이브를 오픈했다. 라이브커머스에 익숙한 20~30대 회원이 많은 배민 플랫폼을 기반으로 배민 감수성을 담은 방송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요기요는 지난해 라이브커머스 조직을 꾸리고 10월 요마트라이브 베타버전을 런칭했다.
컬리는 뷰티컬리 오픈과 함께 라이브 커머스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내외 10개 뷰티 브랜드와 10일 연속으로 릴레이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뷰티 브랜드 ‘맥’의 뷰티컬리 방송에는 동시접속자가 5000명 이상 모였다.
무신사는 평일 기준 주 5회 라이브 방송을 편성해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다. 지난 11월 진행된 '무진장 블프' 기간 라이브 누적 시청자 수는 90만명을 기록했고, 총 판매 금액은 35억원에 달했다.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은 CJ온스타일과 손잡고 지난 9월 라이브커머스 '머스트잇 LIVE'를 열었다. 머스트잇LIVE 첫 방송은 시청자 수 3만9000여 명을 기록했다.
라이브커머스 전문 스타트업도
그립, 보고 등 라이브 커머스 전문 스타트업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립컴퍼니는 2019년 2월 국내 최초로 라이브 커머스 앱 그립을 선보인 곳이다. 네이버에서 영상사업을 담당하던 김 대표가 장수 TV 프로그램인 ‘6시 내고향’을 시청하면서 창업을 결심했다. 카카오가 1800억원을 투자하며 그립 지분 50%를 사들이면서 경쟁사들의 이목이 쏠렸다. 지난해 하반기 여에스더 박사 AI와 추석 선물 세트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해 관심을 받기도 했다.
보고를 운영하는 보고플레이는 지난해 5월 11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유치를 완료했다. 보고플레이는 삼성전자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C-Lab으로 출발해 2019년 10월 세워진 회사다.가수 김범수를 섭외해 대표곡인 ‘보고싶다’를 적극 활용해 만든 광고가 인기를 얻으며 인지도를 높였다. ‘VOGO=쉽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2022 대한민국광고대상에서 브랜디드콘텐츠 대상을 타기도 했다.
플랫폼 ‘소스라이브’를 운영하는 모비두는 라이브커머스를 위한 여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자사몰에 라이브커머스 탑재하기 위한 솔루션인 ‘소스플렉스’, 라이브커머스 콘텐츠 큐레이션 앱인 ‘소스라이브’, 콘텐츠 기획과 제작을 대신해주는 ‘소스메이커즈' 등이다. 삼성, 지마켓, 나이키, 한샘 등이 모비두와 협업하고 있다.
참, 한가지 더
"e커머스 플랫폼 손잡자"…라이브 커머스 띄우는 유튜브
유튜브는 최근 주요 e커머스 플랫폼들과 손잡고 한국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판매자가 실시간 유튜브 방송을 하면서 화면 하단 등에 상품 정보를 띄우면, 시청자는 구매 페이지로 바로 들어가는 방식이다.
GS샵은 지난달 구글과 유튜브 쇼핑 파트너십을 맺고 유튜브 채널 특성에 맞는 상품과 형식의 커머스에 새롭게 도전한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까지 유튜브를 통해 약 100여편의 상품 판매 방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자사 앱에서 진행하는 라이브커머스 형식이 아닌 유튜브 채널 특성과 고객층에 맞는 상품을 준비하겠다는 설명이다. GS샵이 진행하는 유튜브 라이브 영상 하단 배너를 누르면 바로 GS샵 플랫폼으로 이동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유튜브가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직접적인 수익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다만 각 커머스 플랫폼 입장에선 당장의 유입을 늘리려다가 자사 플랫폼의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튜브 의존도가 커질수록 자사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의 중요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얘기다.
위메프도 유튜브와 라이브쇼핑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유튜브 라이브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역시 유튜브에서 소개되는 상품을 위메프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게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11번가도 자사 라이브 방송을 유튜브에 동시송출하면서 유튜브에서의 라이브 커머스를 강화하고 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 해외투자 '한경 글로벌마켓'과 함께하세요
▶ 한국경제신문과 WSJ, 모바일한경으로 보세요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롯데가 '극일'했다"…도쿄 밀어낸 롯데월드타워의 위력 [박동휘의 컨슈머 리포트]
- "연봉 3억6000만원에도 '지원자 0명'"…어떤 일자리길래
- 잡스가 극도로 싫어했던 '그 기술'…애플, 결국 적용하나
- 제주 커피 장악한 브랜드…OO을 팔았다
- '일하기 좋은 100대 직장'서 빠졌다…애플·메타의 굴욕
- '자발적 비혼모' 사유리, 둘째 계획 공개 "젠에게 동생 생겼으면" ('슈돌')
- 송가인, 배우 데뷔하나?...수준급 사투리 연기 '눈길' ('복덩이들고')
- '러 귀화' 안현수, 성남시청 코치직 면접 봤다…한국 복귀 첫발
- "하루 이틀 삼일 사흘(?)"…노엘이 또 띄운 '문해력' 논란 [이슈+]
- 이상순, 제주 카페 논란에 "이효리와 무관…온전히 제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