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유승민, '당권 도전' 나설까?… 경쟁구도 아직 '안갯속'

[the300]

2021년 2월 25일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왼쪽)가 서울 여의도 희망22 사무실에서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 차기 당권 후보로 꼽히는 나경원 전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고심이 길어지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친윤(친윤석열 대통령)계 반대와 대통령실의 부정적인 기류가, 유 전 의원의 경우 당원투표 100%로 바뀐 경선 룰이 출마를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이다. 나 부위원장과 유 전 의원의 출마 여부에 따라 당권 경쟁구도가 크게 바뀔 수 있어 경쟁 후보들의 셈법 계산도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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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화합" 강조한 나경원… 친윤계 반대에 굴복? 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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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의원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나경원 전 의원(오른쪽)이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스1.

나 전 의원은 12일 세종시당 신년인사회에 보낸 영상축사에서 "아직 정권교체는 완성되지 않았다. 대선 승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내년 총선 승리가 되어야만 윤석열 정부가 더 힘있게 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당의 화합과 단결을 강조하고 나섰다. 나 전 의원은 이날에는 공개 일정을 소화하지 않았다. 당대표 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서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나 전 의원은 전날 "많은 고민을 더 해보겠다"며 오는 21일부터 시작되는 설 연휴 전에는 결심을 밝히겠다고 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나 전 의원이 연일 당의 단합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조만간 친윤계의 출마 반대를 수용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지난 10일 대통령실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하고, 동작구청과 서울시당 신년인사회 등에 참석하면서 당권 행보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 사의 수용 여부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으면서 다소 거리를 두고 있다.

그동안 나 전 의원은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1위를 기록했다. 경선 룰이 당원투표 100%로 바뀌면서 나 전 의원의 경쟁력이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나 전 의원의 출마는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를 중심으로 김기현 의원을 지원해온 친윤계의 전략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나 전 의원이 출마할 경우 친윤계의 분란이나 입지 축소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 역시 부담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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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尹 저격하며 '출마 고심'… '룰 변경'에도 도전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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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주자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이 11일 오전 대구 남구 이천동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견언론인모임 아시아포럼21 주최 '제110회 릴레이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유승민 전 의원은 윤 대통령과 친윤계를 겨냥한 비판을 이어가며 출마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전날 대구에서 대구·경북 언론인들과 만나 "오늘까지 언론에 제 생각을 밝히고 숙고의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대표가 되면 윤심팔이, 윤핵관에게 절대 공천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당대표 출마 예상자로 거론되는 분들 가운데 대통령 이름을 팔지 않고 정치하는 사람은 저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여론조사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경선 룰 변경으로 당선 가능성이 낮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윤 대통령과 대척점을 자처한 유 전 의원의 행보 역시 당내 기반을 약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다만 나 전 의원 출마와 후보 난립 현상이 벌어질 경우 비윤계 결집으로 결선 진출을 노려볼 여지는 있다.

현재까지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 윤상현 의원, 황교안 전 대표가 당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조경태 의원은 16일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는 3월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다. 후보 등록 기간은 2월 2~3일이다. 이번 전당대회부터 당대표 후보 중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득표율 1·2위 후보를 대상으로 재투표하는 결선 제도를 도입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