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 음료수 살인' 30대女, '빚' 지적받을 때마다 살해 시도했다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된 30대 여성./사진=News1

화학물질을 탄 음료수를 먹여 어머니를 살해한 30대 딸이 모친 명의로 몰래 대출을 받다가 들키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인천지법 제14형사부(재판장 류경진)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A씨(38·여)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A씨는 지난해 9월23일 오전 인천시 계양구 한 빌라에서 60대 어머니 B씨에게 화학물질이 섞인 음료수를 건네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지난해 1월과 6월에도 유사한 방법으로 B씨를 숨지게 하려 했지만 당시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자기 명의로 진 빚을 '돌려막기'하며 생활하다 어머니 명의로 몰래 대출을 받기 시작했다. 어느날 이 사실을 알게 된 어머니는 A씨에게 대출을 갚을 것을 요구했다.

A씨는 어머니가 숨지면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생각해 지난해 1월 처음으로 피해자에게 화학물질을 넣은 음료를 먹이려 했다. 그러나 두려움을 느껴 119에 신고하면서 미수에 그쳤다.

이후 채무를 갚은 것처럼 어머니를 속이기 위해 카카오톡 대화의 조작본을 만들었다. 어머니는 처음에는 속아 넘어갔지만 나중에는 A씨가 채무를 갚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다.

거짓말이 발각되자 A씨는 6월 또다시 어머니를 살해하려 했다. 이때도 119 신고로 범행은 미수에 그쳤으나 A씨의 범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A씨는 자신의 빚 때문에 집이 경매로 넘어갈 수 있다는 사실까지 어머니에게 들키자 9월 같은 수법으로 범행해 결국 어머니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

이 밖에도 A씨는 어머니가 6월 병원에 입원해 보험금 4000만원이 나오자 몰래 이 돈을 탕진하기도 했다.

A씨의 변호인은 검찰 측의 공소사실에 대해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고 했다. 그러나 "어머니의 사망 보험금을 노린 게 아니라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어머니로부터 질책을 받자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날 태연한 모습으로 법정에 들어선 뒤 시종일관 무표정한 얼굴로 재판을 받았다.

A씨의 다음 기일은 3월 중 열릴 예정이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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