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직후 정관재계 인사들, UAM 전문 ‘조비’에게 달려갔다
원희룡·이수만 이어 여야 국회의원들도 방문
SK텔레콤 파트너사로 국내 UAM 시장 진출
정부, 2025년 수도권 도입 규제완화 잰걸음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에 참석한 국내 정·관·재계 인사들이 귀국 전 빼먹지 않고 들른 곳이 있다. 바로 미래 도심항공교통(UAM) 시장을 겨냥해 전기동력 수직이착륙기를 만드는 ‘조비 에비에이션’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해 항공안전기술원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들은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있는 조비 생산시설을 방문했다. 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 5명과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도 이곳을 찾았다.
조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시속 300㎞로 비행하는 UAM 항공기를 개발한 이 분야 선두 업체다. UAM은 전기로 구동하는 친환경 항공 서비스다. 활주로 없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해 미래 도심 교통수단으로 각광받는다. 상용화가 된다면 예컨대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미국 행정부 핵심인사들이 혼잡시간대 교통체증을 피해 곧장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이동할 수도 있다.
국내에서 조비의 파트너사는 SK텔레콤이다. 지난해 2월 SK텔레콤과 전략적 사업 협력 협약을 맺은 뒤 지속적으로 교류 중이다. SK텔레콤 경영진은 이번에 조비 생산시설을 방문해 ‘한국형 UAM’ 상용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12일 밝혔다. 도심 상공을 비행하기 때문에 초고속 통신망과 지도를 이용한 매핑 기술이 중요하다. 이 부분은 SK텔레콤이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조비가 제작한 항공기에는 SK그룹 계열사 SK온에서 생산한 배터리도 들어간다.
SK텔레콤은 한국공항공사, 한화시스템, 한국기상산업기술원, 한국국토정보공사와 ‘K-UAM 드림팀 컨소시엄’을 결성해 국토부 실증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또다른 미국의 UAM 항공기 개발업체 ‘오버에어’는 한화시스템이 투자한 업체로 국내 기술진이 현지에 파견돼 있다.
또한 현대자동차도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손잡고 한국을 넘어 글로벌 UAM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영국의 항공기 엔진 제조사 롤스로이스, 항공기 이착륙장 버티포트 스타트업 어반에어포트, 항공기 배터리 제조사 EPS, 프랑스 항공엔진 제조사 사프란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기업들은 UAM 항공기 도입 시 필요한 절차 간소화와 초기 수요를 발생시킬 다양한 시범사업 추진, 버티포트 인프라 확보 등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도 UAM 사업에 관심을 갖고 민간과 협력방안을 모색 중이다. 김포시의 경우 지난해 9월 ‘UAM 체계 구축 및 산업육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을 발표하고 2025년 수도권 UAM 상용화를 목표로 세웠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전세계적으로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UAM 시장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원 장관도 “민간 기업들이 UAM 기체를 마음껏 시험 비행해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과감한 규제 특례를 위한 법 제정과 실증사업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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