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유령' 설경구 "내 필모 중 가장 연민했던 캐릭터? '박하사탕' 김영호"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유령' 설경구가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설경구는 1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쥰지라는 캐릭터에 연민의 감정이 느끼게 됐다"라고 했다.

오는 18일 개봉하는 영화 '유령'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 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린 작품이다.

명문 무라야마 가문 7대손 고위 장성의 아들 쥰지를 연기한 설경구는 "(쥰지는) 태생적 한계에서 오는 콤플렉스와 자신의 정체성을 지우기 위해 더 집착한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연민의 감정을 더 느끼게 된 것 같다"며 "그건 캐릭터의 큰 틀이고, 기능적인 역할을 별도로 해야 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여성 캐릭터들의 역할이 중요하고 잘 드러나야 하는 만큼, 포스터에서 제 이름을 뒤로 빼달라고 말하고 싶었다"라고 했다.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서는 "쥰지가 자기 자신에 대한 증오가 차 있다는 생각이 들어 더 악랄하게 표현하려고 했다"며 "반전 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반전"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자신의 작품 중 가장 연민을 느꼈던 캐릭터로는 '박하사탕'의 김영호를 꼽았다. 설경구는 "당시 연기 경험이 많이 없어서 더더욱 그런 감정이 생겼던 것 같다. 촬영 당시 이창동 감독과 눈도 안 마주쳤다. 스스로도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했고,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걸 잘 못했다는 생각에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