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유럽, 러시아 정유제품 가격상한제 시행 논의 본격화
지난달부터 러시아 원유 가격 상한제를 시행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이 다음달 5일 러시아 정유제품 가격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구체적 논의에 들어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재무성 관리들은 이번주 유럽 관리들과 만나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논의의 핵심은 경유 등 고가 제품과 연료유 등 저가 제품에 대해 각기 다른 가격 상한을 설정하는 문제라고 WSJ는 전했다.
앞서 EU(유럽연합), 주요 7개국(G7), 호주 등은 지난해 9월 러시아산 원유와 정유제품에 대한 가격상한제를 시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원유 가격상한제는 지난달부터 시행 중이다. 러시아 정유제품에 대한 가격상한제는 다음달 5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미 재무부 관리들은 러시아가 자국 정유제품 수출을 중단하지 않으면서도 정유제품 판매를 통한 러시아의 이익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가격 상한을 유럽 국가들과 합의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예상보다 충격이 약했던 원유 가격 상한제와 달리 정유제품 가격상한제는 글로벌 공급에 지장을 미쳐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원유의 경우에는 중국과 인도에 대한 수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제재를 우회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유제품 강국인 중국과 인도가 러시아산 정유제품 수입을 늘릴 유인은 적다. 여기에 유럽은 다음달 5일부터 경유를 포함한 러시아 정유제품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또 러시아는 다음달 1일부터 러시아 원유 가격 상한제에 참여하는 국가에 대해 자국 원유 및 석유 제품 판매를 금지할 방침이다.
콜롬비아대 글로벌 에너지 정책센터 연구원 타티아나 미트로바는 “원유 가격 상한은 불편하긴 했지만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그러나 정유제품은 훨씬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유럽의 경우 정유제품 비축량이 충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위스 싱크탱크 스파르타 원자재 애널리스트 필립 존스 룩스는 현재 유럽의 경유 가격이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인도에서 경유를 사와야 할 만큼 비싸지는 않다면서 “이는 현재로서는 2월 이후 유럽의 경유 가격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날 핀란드 싱크탱크 ‘에너지 및 청정 대기 연구소’(CRE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달 5일 이후 원유 가격 상한제로 하루 1억6000만유로(약 2145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여전히 화석 연료 수출로 하루 6억4000만유로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CREA는 다음달 5일부터 유럽이 정유제품 수입을 금지하면 하루 1억2000만유로의 추가 손실이 발생해 러시아의 수익이 하루 5억2000만유로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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