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 노벨평화상 드러난 내막… 베트남戰 종식 안될 줄 알고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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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노벨위원회가 그처럼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이처럼 시종일관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당시 노벨평화상 수상자 선정의 내막은 50년 동안 기밀로 유지되다 그 기한이 끝난 올해 1월 1일 정보 공개 요청에 따라 공개됐다.
공개된 문서에 따르면 1973년 키신저와 토가 평화협정에 서명한 지 이틀 뒤인 그해 1월 29일 노르웨이 역사학자로 당시 오슬로대 교수였던 욘 산네스가 두 사람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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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네손 오슬로 PRIO 연구교수
"노벨위 잘못된 결정에 놀랐다"
"당시 노벨위원회가 그처럼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논란이 많았던 197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선정의 내막이 50년 만에 공개된 가운데 스타인 토네손 오슬로 국제평화연구소(PRIO) 연구교수는 이 문서와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당시 노벨위원회는 그해 초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체결된 평화협정이 베트남전쟁을 종식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 협정의 주역이었던 헨리 키신저 당시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레 둑 토 북베트남(월맹) 정치국원에게 평화상을 수여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 뒤 노벨위원회 위원 5명 중 2명이 항의의 뜻으로 사퇴했고, 토는 베트남에 평화가 실현된 이후에나 수상을 고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키신저는 상을 수락했으나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키신저는 또 파리 평화협정 체결 후 2년 3개월 뒤인 1975년 5월 1일 월맹군과 베트남민족해방전선(베트콩)에 의해 남베트남 수도였던 사이공(현재 호치민)이 함락되자, 노벨평화상을 반납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처럼 시종일관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당시 노벨평화상 수상자 선정의 내막은 50년 동안 기밀로 유지되다 그 기한이 끝난 올해 1월 1일 정보 공개 요청에 따라 공개됐다. 토네손 PRIO 연구교수는 공개된 문서를 검토한 뒤 "당시 노벨위원회가 그처럼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다"고 밝혔다.
공개된 문서에 따르면 1973년 키신저와 토가 평화협정에 서명한 지 이틀 뒤인 그해 1월 29일 노르웨이 역사학자로 당시 오슬로대 교수였던 욘 산네스가 두 사람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지명했다.
산네스 교수는 노벨위원회에 보낸 편지에서 "두 사람을 평화상 후보로 선정함으로써 베트남과 미국 간 무력 충돌을 종식시킬 협상의 의미를 기릴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또 "파리 평화협상이 실제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앞으로 남은 시간에 달려 있음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토네슨 교수는 산네스 교수의 후보 지명 편지와 두 후보자에 대한 보고서에 대해, "당시 노벨위원회는 평화협정이 지켜지지 않을 것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공개된 문서 가운데는 토가 하노이에서 오슬로로 보낸 전보 원문과 사이공 함락 뒤 키신저가 평화상 반납의 뜻을 전하기 위해 미국에서 노벨위원회에 보낸 통지문도 있다.
토는 "파리 평화협정이 실현돼 남베트남에서 총격이 멈추고 평화가 실현됐을 때 노벨평화상 수상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고, 키신저는 "우리가 협상을 통해 실현하려 했던 평화가 무력에 의해 무너졌다"고 말했다.
토는 1950년대부터 북베트남 정치국원으로서 남베트남 정부에 맞서는 베트콩의 활동에 관여했고, 1974년부터 사이공 함락 때까지 월맹의 대공세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며, 1990년 78세의 일기로 타계했다.
키신저는 현재 99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국 외교정책과 국제정치 현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표명하고 있다. 그는 이번 문서 공개와 관련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가디언은 밝혔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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