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류성식도염 약 'PPI' 제제 피부 부작용 추가… 463품목 영향권
프로톤펌프 억제제(PPI) 주의사항에 '드레스증후군' 등 중증 피부 이상반응이 추가된다. PPI 제제는 오랜 기간 역류성식도염 등 소화성궤양 치료에 사용됐다. 이번 허가사항 변경 대상이 되는 품목만 463개에 달한다. 업계는 의약품 이상반응 추가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크지 않을 거라고 전망한다. 다만, PPI 제제와 경쟁하는 칼륨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 제품이 더 주목받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최근 PPI 제제 허가사항 변경 명령과 관련해 제약사에 의견 조회 공문을 보냈다. 해당 약제의 사용상 주의사항에 이상반응을 추가할 예정인데 업체 의견은 어떤지 조회에 나선 것이다.
S-판토프라졸나트륨, 판토프라졸, 에스오메프라졸, 오메프라졸, 덱스란소프라졸 등이 이번 허가사항 변경 대상이다. 공통적으로 '호산구 증가 및 전신 증상을 동반한 약물 반응'(드레스증후군)이 이상반응으로 추가된다.
드레스증후군은 일종의 약물 알레르기로 발열과 심각한 피부 발진 증상이 나타난다. 급성 간염, 신부전 등으로 내부 장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약물 투여 후 최소 2주가 지나야 반응이 시작된다. 국내 의약품 부작용 입원 사례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약을 중단하면 완전히 회복되지만 증상이 심각해지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오메프라졸 성분 주의사항에는 이 외에도 스트븐스존슨증후군, 독성 표피 괴사 용해, 급성 전신 피진성 농포증을 포함한 중증 피부 이상반응이 보고됐다는 내용이 추가된다.
식약처는 이달 19일까지 업계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문구를 확정할 예정이다. 허가사항 변경 예고기간까지 고려하면 내달 중 실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PPI 제제는 역류성식도염에 널리 쓰이는 치료제다. P-CAB 계열 신약이 출시되면서 매출이 주춤하긴 했지만 여전히 국내에서 약 6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표적인 제품으로 에스오메프라졸 성분의 한미약품 '에소메졸패밀리'와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수입하고 일동제약이 판매하는 '넥시움'이 있다. 에소메졸패밀리는 2021년 538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다. 2008년 출시 이후 누적 원외처방액은 3071억원이다. 넥시움은 2020년 438억원, 이듬해에는 39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외에도 이번 허가사항 변경 대상이 되는 품목이 463개에 달하는 만큼 업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이상반응 업데이트는 의약계에서 통상적으로 있는 일이므로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약을 쓰면서 데이터가 조금씩 축적되고 그로 인해 이상반응이 추가되는 건 늘상 있는 일"이라며 "정말 위험한 부작용이 있다면 규제 기관에서 아예 못 쓰게 한다든지,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PPI 제제 라벨링에 주의사항을 추가했는데 우리나라도 이를 따라서 업데이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언급된 이상반응이 의약품 사용 후 보고된 케이스가 있으니 의사나 약사들이 그 부분을 인지하고 사용상 주의를 하라는 의미에서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경쟁 제품인 P-CAB 계열 약물에 수혜가 예상된다는 의견도 있다. P-CAB 제제는 약효가 나타나는 시간이 느리다는 PPI 계열 약물의 단점을 보완한 역류성식도염 신약이다. HK이노엔의 '케이캡'이 출시 후 빠르게 시장을 선점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케이캡 누적 원외처방액은 1126억원이다. 11일에는 싱가포르에서 품목허가를 받으면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 국내 36호 신약으로 허가받은 대웅제약의 P-CAB 제제 '펙수클루'도 올해 약 500억원 매출이 기대된다.
이선경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에서는 PPI 계열의 약물의 단점을 보완한 P-CAB 제제의 수요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이번 (PPI 제제 이상반응 추가) 이슈로 인해서 P-CAB 약물이 더욱더 시장에서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양심 찔려서 못 가"…아옳이·서주원 이혼에 별점 테러 받은 식당, 왜? - 머니투데이
- 김혜자 "故남편 보내면서 몸부림치며 '관 밟지 말라'고…" 눈물 - 머니투데이
- 박수홍 가짜뉴스 소송 2차 공판…김용호 측 "메일 읽었을 뿐" - 머니투데이
- 송중기, '송혜교와 신혼집' 가격 두배로…보유 부동산만 500억↑ - 머니투데이
- 연기로 노희경에 혼난 김혜자 "이게 미쳤나 싶었는데…" - 머니투데이
- "남녀공학 반대" 난리 난 동덕여대…한밤중 들어간 20대 남성, 왜? - 머니투데이
- "13살 딸 살해·성폭행 협박에 쓰러져"…'8번 이혼' 유퉁, 건강 악화 - 머니투데이
- 채림 "이제 못 참겠는데"…전 남편 가오쯔치 관련 허위 글에 '분노' - 머니투데이
- 테슬라 주가 5.8% 급락…전기차 보조금 폐지 + 자본 조달 가능성 - 머니투데이
- "부모님이 준 돈+대출로 남편 모르게 코인 샀다 손실…이혼당할까요?"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