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4,000명이 날아가” 홍콩 중단 파장.. 그래도, 3월이 오면
항공사 "중단, 철회해야" 반발.. 시장 경색 우려
카지노 등 관련 업계, 수요 진작 기대감 접어
관광공사, 동남아 등 주변 시장 공략 '속도'
중국 '변수'.. 업계 "조짐은 보여, 버티기 관건"
정부가 중국에 이어 홍콩·마카오발 여객기까지 인천공항으로 입국을 일원화하는 조치를 취하자, 홍콩 정부 등이 철회를 요청하면서 파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장 취항 예정이던 항공사 역시 손실과 절차상 문제를 따져 조치 철회 등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정부는 물론 지자체 모두 이렇다할 대응책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시장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수수방관하다 하늘길은 물론 외국인 관광시장 회복이 힘들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자, 이럴 때일수록 공동 대응책과 보완에 고민을 더해야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습니다.
3월 이후면 재개 추이가 가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분간 향방은 지켜봐야할 상황이라 업계의 속만 타들어 가는 상황입니다.
■ 22일 제주~홍콩 노선 중단 통보.. 홍콩 정부 "철회해야"
오늘(12일) 제주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당초 오는 22일부터 홍콩익스프레스가 제주~홍콩 노선을 주 4회(화,목,금,일) 직항 취항 예정이던 일정이 전면 중단됐습니다.
지난 10일 국토교통부가 중국에 이어 홍콩·마카오발 항공편 입국을 인천공항으로 일원화한데 따른 것으로, 홍콩익스프레스는 22일부터 부산~홍콩 취항(주 3회) 일정도 함께 중단해야할 처지가 됐습니다.
이같은 조치는 중국발 코로나19 감염자 폭증과 이에 따른 정부 차원의 검역 강화에 따른 것으로, 이와 관련해 홍콩 정부는 지난 10일 홍콩발 여객기의 입국 제한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철회 요청을 정부 측에 보내고 주홍콩 한국총영사관을 통해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인천 경유.."좌석난, 가격 비싸"
지속적인 홍콩 노선 재개와 고객 유치에 나섰던 제주자치도나 관광공사로서도 아직까진 뾰족한 대책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인천 경유도 감안해 볼 수 있겠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실정입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홍콩익스프레스의 경우 제주 취항이 어렵게 되면 인천 경유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이미 인천은 홍콩익스프레스가 취항 중인 노선으로 이미 1월 말부터 좌석이 찬데다 항공권 가격대가 높게 형성돼 있다”며 “항공권 환불이나 변경 등에 대한 책임이 항공사로 전가되면서, 항공사 불만이 상당히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홍콩 노선 취소가 관련 업계에 미치는 실망감은 적잖은 상황입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주 4회 취항에, 투입 기종이 A320에서 크게는 A321인 점을 감안하면 한 달 3,000명~4,000명이 찾는데, 이게 한꺼번에 날아가 버린 셈”이라며 “카지노는 물론, 면세점까지 대만이나 일부 동남아권 시장에 매몰됐던 매출 의존도를 분산시켜줄 것으로 내다봤지만, 기대 시점을 더 미뤄야할 판”이라고 전했습니다.
실제 홍콩익스프레스의 경우 제주 직항편이 설 연휴를 기점으로 취항하면서 실제 이 시기 예약된 단체만 40~50명씩 규모의 패키지 등 1,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더구나 같은 시기에 부산~홍콩 노선도 정기 취항이 예정됐는데, 이마저도 중단되면서 항공사 부담이 더 커지게 되자, 지속적인 철회 조치가 이어지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 카지노 등 '개점휴업'.."홍콩 VIP 유치 원천 차단"
카지노업계만 해도, 휴업 중이던 카지노들이 지난해 10월부터 순차적으로 재개장하면서 이달 초 8군데 전체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정상영업을 하게 됐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매출 타진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롯데관광개발과 제주신화월드 정도가 전세기 투입 등으로 VIP 유치를 위한 일본 중심 모객에 주력하면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고, 일부 카지노 역시 대만 등 동남아시장 개별, 매스(Mass. 일반) 고객 마케팅을 통해 점진적으로 수요 진작에 나서는게 전부입니다.
앞서 중국발 항공기 입국이 인천으로 일원화되며 주 1회 제주와 시안을 운항하던 진에어 직항 노선이 5일부터 잠정 중단된데 이어, 22일 예정된 제주∼홍콩 운항까지 중단 결정되면서 걱정은 더 커지게 됐습니다.
롯데관광개발만 해도 지난해 11월부터 일본, 말레이시아, 홍콩 3개 국 12편의 전세기를 운항하며 카지노 매출 확대를 꾀했고, 정기편 취항에 기대를 걸었던 것을 보류해야할 상황이 됐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홍콩 전세기 취항을 통해 시장 수요와 전망이 타진됐고 정기노선으로서도 가능성을 엿봤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인천공항으로 전세기를 띄울 수도 없는 탓에,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며 일본과 동남아권 중심의 주변 마케팅에 당분간 주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 대안 시장은.. 대만·일본 시장 확대 초점
제주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중화권 유치 신호탄으로 꼽히던 홍콩 노선 취항이 어렵게 되자 일본(도쿄)과 동남아(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그리고 현재 타이거에어타이완과 티웨이항공이 취항 중인 대만 노선 공략 수위를 높이고 나설 방침입니다.
빠르면 이달 타이거에어가 증편 예정인데다 지난달 제주~대만에 취항한 티웨이항공도 주 2회를 이달 주 4회로 증편할 예정이기도 합니다.
앞서 제주관광공사가 어제(11일) 제주자치도청 탐라홀에서 오영훈 지사 주재로 열린 ‘2023년도 제1차 지방공공기관 경영전략회의’에서 실천 전략들을 제시했고, 이 자리에서 이같은 방안들이 윤곽을 드러냈습니다.
더불어 코로나19 이전 취항했던 대만 가오슝~제주 노선 재개를 유도하는데 항공사와 대만 현지 여행업계 등 재개 의지를 북돋고, 어느 정도 복항 향방도 가시화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양필수 제주관광공사 글로벌마케팅그룹장은 "종전 대만 노선을 운항했던 국적사 등을 대상으로 사전 협의를 진행하면서 대만 여행업계의 협력을 유도하는데 주력했다"며 "추후 현황을 보면서 현지 홍보와 마케팅을 강화하면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홍콩 시장 '방관 안돼'.. 3월 이후 회복세 '가닥'
동남아와 일본 시장은 넓혀가되, 홍콩 상황을 방관해선 안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추후 상황이 호전되고 노선 재개가 가능해졌더라도, 재차 항공사 취항을 이끌 명분이 퇴색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양필수 그룹장은 “홍콩도 중화권에선 충분히 수요 창출이 가능한 매력적인 시장인데, 현 방역 강화에 따른 부작용이나 책임을 모두 떠안기는건 노선 재개를 이끄는데 부담 요소로 돌아올 수 있다”며 “물리적 보상이 아니더라도, 상황 호전에 따라 마케팅이나 모객 협력 등 가능한 수준의 공동 노력이나 정책적인 대응으로 보여주는게 앞으로 노선 재개와 협력에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관련해 윤남호 롯데면세점 제주점 부점장은 "홍콩 노선에서 큰 단체 매출은 없지만 다이궁(代工. 소규모 보따리상)을 비롯한 상업성 매출 비중이 제법 되고, 외국인 관광시장에도 긍정적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며 "중국 시장이 관건인건 변함이 없다. 홍콩과 마찬가지로 중국 역시 춘절 이후 3월 말 정도면 회복 향방이 드러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전했습니다.
제주 방문 외국인은 2016년 중국이 306만 명 최대치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전 2018년, 2019년도 중국이 가장 많이 찾았고 이어 일본과 말레이시아, 대만, 태국 등이 일부 순위 변동을 보이는 가운데 홍콩이 4만~5만여 명 정도로 뒤를 이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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