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 강세' 심화에…대학들 "고2 입시부터 전형 변화"
[EBS 뉴스12]
통합형 수능 도입 이후 선택과목에 따라 점수가 큰 차이를 보이면서 정부가 대책 마련에 들어갔습니다.
서울 주요 대학들은 현재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치를 내년 입시부터 교차지원을 막을 방안을 내놓는다는 계획입니다.
보도에 송성환 기자입니다.
[리포트]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확대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도입된 문이과 통합형 수능.
2년 차인 올해도 이과 강세는 여전했습니다.
수학 과목에서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의 80% 이상이 주로 이과 학생들이 선택하는 미적분을 선택했습니다.
표준점수로 변환했을 때 같은 원점수 만점이더라도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면 142점이지만 미적분은 145점으로 3점이나 높았습니다.
인터뷰: 서울 지역 진학 교사
"원점수 만점을 받았으면 표준점수가 다 같아야 하지만 차이가 난다고 하는 것이 바로 그런 점에서 '(선택과목에 따라) 점수 차이가 난다, 이게 유불리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는 거죠."
과목 선택권 확대라는 취지에 무색하게 수학 과목, 그중에서도 미적분 비중이 지나치게 커진 상황.
이과생들이 인문계열 학과에 진학하는 교차지원이 늘면서 '문과 침공'이라는 말까지 등장했습니다.
정부는 대책 마련에 들어갔습니다.
이주호 부총리는 최근 인터뷰에서 이과 강세에 대해 참 안타까운 현상이라면서 문과 학생들이 불리한 부분은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 부총리는 이어 서울 주요 대학 입학처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문제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대학에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인터뷰: 이주호 /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고등학교 수업에서는 이미 문과, 이과가 사라졌지만 대입에서만큼은 문과와 이과를 구분하는 현상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학들 역시 자연 계열 지망 학생들이 일단 유리한 점수에 따라 인문계열 학과에 입학한 뒤 다시 수능을 준비하는 이른바 '반수생' 문제가 걱정입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대학 입학처장은 대학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유지 충원율 문제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정확한 수치는 대학 등록이 모두 끝나는 2월 말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학들은 지난해 신입생들의 휴학, 학점, 중도 이탈 비율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정부와 통합형 수능 개선방안을 모색하기로 했습니다.
대학 자체적으로는 고2 학생이 치르는 2025학년도 입시부터는 교차지원을 어렵게 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주로 인문계열 학과 전형에 사회탐구 과목 응시를 의무화하거나 가산점을 주는 방식으로,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4월 대학별로 발표됩니다.
다만 당장 올해 고3 학생들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대학별 전형계획이 이미 확정됐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을 전망입니다.
EBS뉴스 송성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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