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단김, 우리나라엔 안 산다

수과원, 지난 2년간 돌김 DNA 분석
불법 약식..토종 대비 품질 맛 떨어져
생물학적 차이 규명 연구도 추진

그간 유사한 외형으로 국내서도 서식한다는 주장이 일었던 중국 단김이 실제로는 자생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단김. 수과원 제공

잇바디돌김. 수과원 제공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수과원)은 지난 2021년부터 2년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연안에는 단김이 서식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수과원 수산식물품종관리센터는 총 442개소에서 채집한 돌김 중 잇바디돌김 또는 단김과 유사한 형태를 띤 234개체를 선별하여 DNA를 분석한 결과, 단김은 한 개체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단김은 우리나라 잇바디돌김(일명 곱창김)과 외형이 비슷하지만 두 달 정도 이른 9월 중순 수확이 가능하지만 잇바디돌김에 비해 맛과 품질은 떨어진다. 일부 김 양식·가공업체들이 단김을 불법 양식한 뒤 토종 ‘곱창김’으로 둔갑시킨 제품을 유통·판매하는 것으로 정부는 추정한다. 또 일부 업체는 단김 종자를 생산하다 적발되면 국내 자생하는 단김을 사용해 종자를 생산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동안 단김은 두 차례(2015년, 2021년)에 걸쳐 국내에 이식승인이 신청됐지만, 수과원은 생태적 우려와 한국산 김의 평판 저하 문제 등으로 불허했다.

수과원 관계자는 “중국 단김이 우리 바다에 확산되면 토종 잇바디돌김이 생태경쟁에 밀려 사라질 수 있고, 또 맛 없는 단김으로 인해 세계적 상품으로 성장한 한국산 김의 평판이 저하되는 등 김 산업 전반에 나쁜 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식품위생법상(제7조 4항) 김 가공제품 가능 식품원료는 5종(참김, 방사무늬김, 잇바디돌김, 모무늬돌김, 둥근돌김)으로 제한돼 있다.

수과원은 향후 현장조사 결과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잇바디돌김과 단김의 생물학적 차이를 규명하는 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우동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이번 조사로 국내에 단김이 서식하지 않는 것이 확인돼 단김의 생산·가공·유통이 불법이라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