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가 공습에 ‘K-배터리’ 위축…IRA·자금난 악재 되나 [K-산업 가리는 차이나 그림자]
中 CATL 독주속 BYD 2위 차지
美 등 해외로 생산 거점 확대 중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중국 배터리 기업이 거대한 내수 시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점유율을 장악하면서 ‘K-배터리’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한국 배터리 업계가 핵심 광물 조달에 있어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과제로 지목된다.
12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BEV·PHEV· HEV)의 배터리 총사용량은 446GWh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4.7% 증가했다. 점유율 1위는 중국 CATL(37.1%)이었다. 2위에 오른 BYD(13.6%) 등 10위권에 포함된 중국계 업체는 모두 세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중국의 성장세는 매서웠다. BYD의 배터리 사용량은 2021년까지 3위인 일본 파나소닉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1년 만에 파나소닉은 물론 LG에너지솔루션까지 추월했다. 유럽향 폭스바겐·볼보의 전기차 모델과 중국에서 생산되는 테슬라 모델에 탑재 비중을 높인 영향이 컸다.
반면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의 점유율은 23.2%로, 같은 기간 7.4%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2위를 지켜왔던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BYD에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밀려났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용량은 54.8GWh로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했지만, 시장 점유율은 12.3%로 7.3%포인트 하락했다. SK온은 같은 기간 72% 증가한 26.1GWh의 배터리 사용량을 기록하며 5위에 머물렀다.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6%에서 5.9%로 소폭 감소했다.
점유율 6위인 삼성SDI의 배터리 사용량은 22.1GWh였다. 전년 동기보다 74.9%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5%였다.
중국 배터리 업체의 든든한 배경은 내수 시장이다. 실제 중국은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3분의 2를 차지할 정도의 규모를 자랑한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CAM)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친환경차는 640만대 이상으로 집계됐다. 2021년 기록한 299만대의 두 배를 웃도는 규모다.
중국 배터리 기업은 자국 판매에 그치지 않고, 가격을 무기 삼아 해외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최근 CATL은 독일에서 배터리 대량 생산을 시작했다. 이어 헝가리에도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유럽 내 3공장 건설도 타진 중이다. 또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협력해 북미 지역 배터리 공장 건설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YD 역시 미국 내 배터리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핵심 광물 조달에 있어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미국 재무부가 오는 3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핵심광물·배터리 부품 잠정 가이던스(하위규정)를 발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루빨리 핵심 원재료의 다변화를 추진해야 한다.
미국은 북미에서 채굴된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한 배터리를 활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한다. 그러나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리튬 58%, 코발트 64%, 흑연 70% 등 핵심 광물을 중국 제련시설에 의존하고 있다.
자금난도 넘어야 할 산이다. SK온, 포드, 코치그룹이 튀르키예에 설립하려던 배터리 합작 공장은 사실상 철회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월 SK온은 포드, 코치와 3자 합작법인(JV)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튀르키예 앙카라 인근 지역에 2025년부터 연산 30~45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었다. 투자 규모만 3조원대에 달하는 프로젝트다. 하지만 전 세계 자금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며 합작 공장 설립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국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한 중국 배터리 기업이 미국, 유럽으로 영향력을 더 확대하고 있다”며 “중국에 대한 광물 의존도를 낮추지 못한다면 IRA가 한국 배터리 업체에 호재가 될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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