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우크라 전쟁 직격탄…화폐가치 반토막에 물가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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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밀 수입국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식량 가격 폭등 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이집트가 치솟은 물가와 반토막난 화폐 가치로 시름을 앓고 있다.
지난해 3월 미국 달러당 15파운드였던 이집트 파운드화 가치가 약 10개월 만에 절반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이집트는 앞선 지난해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물가가 급등하고 외화 유출이 가속화하자 국제통화기금에 도움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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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밀 수입국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식량 가격 폭등 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이집트가 치솟은 물가와 반토막난 화폐 가치로 시름을 앓고 있다.
11일 <아에프페>(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이집트 중앙은행은 자국 파운드화 환율이 전날보다 약 7%나 올라 미국 달러당 31.95파운드에 거래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미국 달러당 15파운드였던 이집트 파운드화 가치가 약 10개월 만에 절반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이날 파운드화의 폭락은 이집트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추가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영구 변동환율 시스템을 약속한 것에 시장이 반응하며 벌어졌다. 전날인 10일 국제통화기금은 이집트 정부가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경제구조 개혁에 합의했다며 “외부 충격에 대한 회복력을 높이기 위해 유연한 환율 체제로의 영구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016년 고정환율제에서 변동환율제를 도입한 이집트는 현재 자유변동환율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해 10월 이집트 정부는 금 등과 연계한 새 환율시스템을 마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나라는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이후 2016년 120억달러, 2020년 80억달러 등 두 차례 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을 받은 바 있다.
이집트는 앞선 지난해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물가가 급등하고 외화 유출이 가속화하자 국제통화기금에 도움을 요청했다. 국제통화기금은 수개월간 협상 끝에 지난해 10월 30억 달러(약 4조2700억원)의 구제금융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이집트의 경제 상황에 대해 압델 파타 엘 시시 대통령은 “상황이 매우 어렵다”고 인정하면서도 “위기 속에서 정부를 신뢰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의 요구 조건을 맞추기 위해 외화가 많이 드는 새 인프라 사업을 중단하고 지출을 줄이는 등 각종 긴축 정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는 1일 엘시시 대통령이 현재 경제상황과 맞지 않는 대형 인프라 사업을 잇따라 추진한 탓에 현재 위기를 불러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율이 급등하는 가운데 물가마저 가파르게 오르며 서민 생활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지난 10일 이집트 중앙 통계청(CAPMAS)은 12월 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1.9%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11월 19.2%보다 더 오른 수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물가 상승이 두드러지기 전인 2021년 12월 이집트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6.5%였다.
세계 최대 밀 수입국인 이집트는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에서 곡물을 주로 수입해왔지만 전쟁 발발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1억400만명의 인구를 거느린 이집트는 공식 통계상 인구의 60% 가까이가 빈곤선 근처에 놓여있다. 이집트 카이로 중심가 저소득층 지역에 사는 샤이마 알아베드는 “희망이 없는 느낌이다. 우리는 지금 늪에 빠졌다”고 <아에프페>(AFP)에 말했다. 그는 “가장 싼 음식마저 두세배가 됐다”며 4살 아들을 위해 일자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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