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M 2023] 삼바 ‘속도’ 우시 ‘연구’ 론자 ‘경험’...CDMO 글로벌 3社 3色 ‘유치전’
론자 “다양한 개발·생산 경험”
삼성 “세계 최대 규모 생산 능력”
이달 11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의 ‘빅3 기업′인 한국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스위스 론자,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의 불꽃 튀는 투자 유치 경쟁이 이어졌다.
위탁생산을 넘어 위탁개발도 하는 CDMO 산업은 다국적 제약·바이오기업의 외주 생산 확대와 항체의약품 수요 증가, 신약개발 플랫폼 발전과 맞물리며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설리반은 2017년 90억9000만달러(약 11조원)에 그친 전 세계 CDMO 시장 규모가 2030년 670억9000만달러(약 83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항체에 약물을 붙이고 암세포에 보내 필요한 부위에만 약물을 전달하는 항체·약물접합체(ADC)를 비롯해 코로나19 백신에 활용된 메신저리보핵산(mRNA)과 같은 새로운 신약개발 플랫폼까지 등장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CDMO 기업들의 경쟁도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이날 행사에서 세 기업은 글로벌 제약사와 투자자들에게 자신의 역량을 알리는데 집중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속도’를, 론자는 ‘경험’,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연구(리서치)’를 각각의 강점으로 내세웠다.
◇우시바이오로직스 “우리는 CRDMO”…연구부터 임상까지 전주기 지원
크리스 첸 우시바이오로직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오전 열린 세션 발표에서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맺은 이중특이항체 계약을 소개하며 자사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앞서 이달 초 GSK에 자체 개발한 기술 플랫폼 활용해 개발한 이중특이항체 독점 소유권을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4000만달러 규모로, 연구와 개발 등 상용화 기술료(마일스톤)로 최대 14억6000만달러와 매출 로열티를 받는 조건이다.
첸 CE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계약을 제외한 비(非)코로나19 사업 성장세가 지속할 것”이라며 “CRDMO 서비스로 2021년과 2022년 100건 이상의 비코로나19 프로젝트를 진행해왔고, 올해 60% 성장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CRDMO는 치료제나 신약에 대한 사전 조사부터 개발, 생산까지 전 주기를 책임지는 것으로 기존 CDMO에 ‘리서치(Research·연구)’를 더한 개념이다. 코로나19 이후에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글로벌 백신 개발사와 위탁 생산 계약을 맺으며 매출이 급격히 성장했다. 지난 2020년 56억1240만위안(약 1조원)이던 매출은 2021년 102억9010만위안(약 1조9000억원)으로 80% 이상 치솟았다. 올 상반기에만 약 72억위안(약 1조3251억원)에 이르는 매출을 기록했다.
첸 CEO는 “현재 계약을 맺은 기업 중 바이오기업 비중은 41%에 이른다”며 “글로벌 경쟁사 중 비중이 가장 높다”고 강조했다.
◇'매출 1위’ 론자, ADC·mRNA 상업화
매출 기준 세계 CDMO 1위 기업인 론자는 다양한 제품 개발을 경험한 노하우를 강점으로 꼽았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론자의 매출은 29억8200만프랑(약 4조원)에 이른다. 2021년에는 54억900만프랑(약 7조원)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분기까지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넘어섰다.
피에르 알랭 루피외 론자 CEO는 “항체의약품뿐만 아니라 세포유전자치료제(CGT), 항체약물접합체(ADC), mRNA 등 여러 종류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며 “이미 상업화한 경험도 있다”고 말했다.
론자는 mRNA 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인 ‘스파이크백스’를 생산했다. 루피외 CEO는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 외에도 mRNA 플랫폼을 활용한 새 제품을 내놓을 예정으로 mRNA 시장은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지난해 mRNA에 힘입어 사상 최대 매출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세계 주요국에 생산 거점을 보유한 점 역시 론자의 강점으로 꼽힌다. 루피외 CEO는 “미국과 영국을 비롯해 유럽과 중국 등에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일부 제약·바이오기업 관계자들은 현장에서 론자에 CDMO 위탁이 가능한지 여부를 묻기도 했다.
◇속도의 삼성, 세계 최대 규모 생산 설비…”포트폴리오도 다변화”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사장)는 글로벌 CDMO 기업 중 가장 마지막으로 발표에 나섰지만 가장 규모가 큰 무대에 섰다. 우지바이오로직스와 론자가 세션을 발표한 공간은 약 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크기인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500명 이상 들어가는 공간에서 발표를 진행했다.
림 사장은 “삼성의 강점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에 있다”며 “올해 6월 제1바이오캠퍼스에 들어서는 4공장도 준공까지 겨우 32개월이 걸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부분 가동에 들어간 4공장은 전체 24만L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어 생산 능력은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다. 지금도 부분 가동으로 6만L를 생산하고 있다. 림 사장은 “고객사에 지난해 10월부터 생산을 시작하겠다고 전달했고, 이미 6개월을 앞당긴 상황에서도 약속한 일정에 맞춰 생산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기술 이전 기간도 업계 평균의 절반 수준에 머문다. 지난 2021년 모더나가 위탁한 코로나19 백신은 5개월 만에 출하하기도 했다.
림 사장은 “세계적인 생산능력과 생산속도를 바탕으로 ADC와 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의약품으로 CDMO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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