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팔달] 컬리 철회, 야놀자도 연기유력…1호는 오아시스?

전서인 기자 2023. 1. 12. 14:01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올해 IPO 대어로 꼽히던 컬리가 결국 코스피 상장을 철회한 가운데, 나스닥행을 예고한 숙박 앱 야놀자도 연기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상장 문턱에서 발걸음을 돌린 기업들의 사정을 전서인 기자에게 들어보겠습니다. 

컬리 소식부터 짚어보죠. 

그간 반복된 상장철회설에도 시종일관 부인을 해왔는데, 결국 백기를 들었군요? 

[기자] 

컬리가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한 지 4개월 만에 상장을 연기했습니다. 

컬리 측은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을 배경을 꼽았고요. 

재추진 시기는 아직 미정입니다. 

다만 컬리가 내세운 이유는 대외적인 이유지만, 내부 살림이 녹록지 않았다는 분석입니다. 

한때 4조 원에 달했던 컬리의 기업가치는 장외시장에서 1조 원 밑으로 떨어졌는데, 적자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신선식품 배송업체로 출발해 가전, 전자기기 최근에는 화장품까지 영역을 넓혔지만, 그럴수록 적자 폭은 눈덩이처럼 늘어났습니다. 

매출이 2배 늘어나는 동안 영업 적자도 2배가량 커졌습니다. 

[앵커] 

고질적인 적자 문제는 하루 이틀 일은 아닐 테고. 

문제는 상장으로 조달하려는 자금이 있었을 텐데, 그 자금 공백이 문제겠어요? 

[기자] 

업계에서는 컬리가 계속해서 물류센터나 신사업 등에 투자를 늘리고 있어 올해 상반기면 기존 투자금이 거의 소진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데요. 

컬리가 마지막으로 투자받은 것은 2021년 말 홍콩계 사모펀드로부터 받은 2,500억 원입니다. 

다만 이때는 컬리의 기업가치가 4조 원으로 평가받을 때라, 현재 재무적 투자자들이 그런 규모의 투자를 다시 결심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여기에 김슬아 대표의 지분이 5%에 불과해 너무 낮다는 지적이 나와 1차 상장 예심 통과 자체도 쉽지 않았는데, 투자를 또 받을 경우 김 대표의 지분율이 또 희석되는 문제가 있어, 또 상장을 추진하게 될 경우 걸림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컬리 측은 "계획 중인 신사업을 무리 없이 펼쳐가기에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앵커] 

상장을 준비 중인 다른 기업도 살펴보죠. 

야놀자는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죠? 

[기자] 

나스닥 직행을 노리던 야놀자도 현재는 상장 준비 절차를 중단한 상태로 알려집니다. 

야놀자의 한 고위 관계자는 "올해 상장을 적극 검토했지만, 상황이 예상보다 더 나빠 무리하게 강행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컬리에 비해 실적이나 자금 사정이 여유로우니, 시장 상황을 봐가며 최적의 시기를 찾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기업가치가 10조 원으로 평가받을 때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조 원 가까이 투자를 받아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절박한 상황은 아니지만, 현재 장외시장 거래가 기준으로 4~5조 원 정도입니다. 

즉, 계속해서 기업가치가 하락하고 있어 상장을 최대한 빨리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데요. 

에어비앤비 등이 비교기업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야놀자는 내수 사업이 위주이기에 비교 기업을 너무 높게 잡았다는 고평가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태입니다. 

다만, 야놀자 측은 상장에 대해 "공식 입장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주식시장이 부진하면서 기업들이 속속 백기를 들고 있는데, 꿋꿋이 나 홀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고요? 

[기자] 

이대로라면 오아시스마켓을 운영하는 오아시스가 국내 이커머스 상장 1호 타이틀을 가져갈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난해 말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를 승인받으면서, 올해 상반기 내 상장이 유력해졌습니다. 

오아시스 마켓은 몸집은 작지만 '유일한 흑자 기업'이라는 점을 내세워, 이랜드 등으로 자금 투자를 이끌어냈습니다. 

다만, 오아시스가 원하는 기업가치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기업가치를 1조 원 넘게 평가받았지만, 현재는 7천억에서 8천억 사이에 머물러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컬리의 상장 철회가 이커머스 업계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고, 다른 이커머스 기업들의 가치를 끌어내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대기업을 등에 업은 이커머스 기업도 상장 계획 짜는 데 애를 먹고 있다는데, 11번가나 SSG닷컴은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11번가는 올해 예비 심사를 청구한 뒤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앞서 국민연금 등에 투자를 받으며 올해 9월을 상장 목표로 약속했는데요. 

11번가가 지난해에 목표 시점을 미루길 원했으나, 국민연금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해 예정대로 상장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SSG닷컴도 '적기에 상장'이라는 목표는 있지만, 선뜻 구체적인 시기를 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두 기업 모두 투자자들의 눈총에 어떻게든 연내 상장까지는 아니더라도 계획이라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인데,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고민이 깊은 상황입니다.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여준상 /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팬데믹 때) 소비가 상당히 진작되는 분위기에서 기업가치가 좀 더 평가가 긍정적으로 이뤄졌다는 측면에서 보면 (지금은) 예전만큼 활황 분위기가 아니니깐 단기간 내에 다시 예전처럼 (기업가치를) 회복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 

적자를 내고 있는 기업들은 상장이 어렵다면 추가적인 투자 유치를 해야 하는데 투자자들도 불확실성에 투자를 꺼리고 있어 녹록지 않은 상황입니다.

SBS Biz 기자들의 명료하게 정리한 경제 기사 [뉴스'까'페]

네이버에서 SBS Biz 뉴스 구독하기!

저작권자 SBS미디어넷 & SBS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SBS Bi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