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잊은 열정의 무대, 90대 할머니 배우

2023. 1. 1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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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민 앵커>

100세 시대라고 불리는 요즘, 이를 실감 나게 하는 무대가 있습니다.

아흔 넘은 어르신 배우의 연극 이야기인데요.

8년째 이어지고 있는 열정의 무대 주인공을 박선미 국민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박선미 국민기자>

(성민종합사회복지관 / 서울시 관악구)

연극 준비에 한창인 어르신 배우들.

서로 주고받는 대화에 삶의 무게와 연륜이 느껴집니다.

현장음>

“당신하고 내가 나이를 합치면 몇이에요, 도대체?”

“186세입니다~”

아흔둘, 아흔넷 두분의 할머니 배우는 이른 아침부터 7~80대 후배들과 호흡을 맞추는데요.

대사와 동작 모두 쉽지 않지만 연극에 대한 열정만큼은 젊은이 못지않습니다.

인터뷰> 조선익 / 연극 참여 배우

“'다음은 뭐지?' 하고 금방 계속 까먹는데 다 같이 하니까 그냥 재미있고 즐거워서 우리가 나와서 이렇게 하지요.”

이 연극단은 한 해에 한 작 씩 무대에 올리고 있는데요.

박선미 국민기자

“어르신들은 함께 연극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마음속 이야기를 나누고 들으며 소통하고 있습니다.”

공연은 ‘이사 갑시다’라는 제목의 창작극으로 더 이상 함께 무대에 서지 못하는 단원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담겼습니다.

인터뷰> 김순복 / 연극 참여 배우

“한 분이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학교를 못 다녀서 하고 싶은 것을 못 했다고 하는 거예요. 그게 무엇이냐고 물으니까 연극을 했었대요. 잠깐... 옆에서 실감 날 정도로 표현을 잘하셨는데...”

드디어 공연 날. 분장을 하고 무대에 오른 어르신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진솔한 마음으로 표현합니다.

현장음>

“배고파 죽겠네, 짜장이라도 이사할 때는...”

긴장되고 떨리지만 무대지만 이사에 비유한 삶과 죽음의 이야기가 대사와 동작 하나하나에 진하게 묻어납니다.

현장음>

“인생의 무게가 있어서 (상자가) 무겁다... 우리가 하늘나라에 가면 그때는 가벼워지는 거야”

25분의 공연, 어르신들은 뿌듯함을 느끼고 열정이 넘치는 무대에 가족과 관객들은 박수를 보냅니다.

인터뷰> 박정임 / 연극 참여 배우 자녀

“오늘 우리 엄마가 한 연극을 보고 저도 너무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 엄마가 정말 대단하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인터뷰> 이기중 / 서울시 관악구

“아까 보니까 김순복 배우가 끝나고 나서 약간 눈물 흘리는 것 같은데 진짜 준비하면서 많이 고생도 하셨겠지만 즐거운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연기에는 진정성이 담겨있는데요.

어르신들의 연극 도전은 시니어 문화의 새로운 모습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우성구 / '이사 갑시다' 공연 연출

“인생 자체가 80, 90년을 사셨으니까 이분들이 무대에 서는 자체가 예술이고 연기를 잘하고 못하는 것을 떠나서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는 자체가 우리가 짧은 시간이지만 이분들의 인생을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너무 훌륭한 예술의 소재다...”

(취재: 박선미 국민기자 / 촬영: 박성애 국민기자)

올해로 8번째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어르신 연극 단원들의 마음은 벌써 내년에 무대에 올린 또 다른 연극에 가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박선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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