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강수연이 열고 김현주가 닫은 '정이', 제작발표회 눈물바다 [SS현장]
한국을 대표하는 두 여우가 또 다른 작품을 만들어냈다. 안타깝게도 영화의 시작이었던 고 강수연이 부재한 가운데 홀로 남게 된 김현주는 든든히 뒷문을 지키며 영화를 완성했다. 20일 공개하는 넷플릭스 영화 ‘정이’ 이야기다.
‘정이’는 영화 ‘부산행’, 넷플릭스 ‘지옥’ 등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의 신작이다. 기후변화로 지구에서 더는 살기 힘들어진 인류가 만든 피난처 쉘터에서 내전이 일어난 22세기를 배경으로 한 SF물이다.
연 감독은 ‘정이’의 출발이 고 강수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2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정이’의 대본을 써놓은 뒤에도 영화화할 생각이 없었다. 한국에서 SF물이라고 하면 종합엔터테인먼트적인 측면이 있어야 하는데 ‘정이’는 윤서연(강수연 분)의 사적인 이야기인 측면이 있었다”며 “그러던 중 갑자기 강수연 선배의 이름이 떠올랐다.강선배가 서연 역을 하면 영화제작이 가능할 것 같았다. ‘지옥’ 때 함께 호흡을 맞춘 양익준 감독을 통해 강선배 번호를 받은 뒤 장문의 문자를 보냈지만 처음에 ‘읽씹’을 당했다. 다시 어렵게 전화통화를 해 ‘정이’ 제안을 드렸다. 당시 통화 뒤 겨드랑이가 흠뻑 땀에 젖을 정도였다”고 첫 연락을 회상했다.
연 감독이 기억하는 고인은 현장을 사랑하고 후배들을 아끼는 배우다. 연 감독은 “까다로울 줄 알았는데 현장을 좋아하신다. 모임 갖는 것을 좋아하고 후배들을 잘 챙겼다. 인간적으로 친해지다보니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편해져 현장에서 작업할 때 여러모로 좋았다”고 말했다.
서연의 엄마이자 훗날 서연이 뇌를 복제해 AI 정이로 거듭나는 김현주는 “처음 강수연 선생님과 연기한다고 했을 때 ‘말이 되나’라고 생각했다. 과연 내가 그분의 눈을 보며 연기할 수 있을지 걱정했다. 하지만 처음 만난 날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에 마음을 놓았다. 정이 많고 누구보다 진지하고 열정적이며 고민도 많았던 분이다. 현장에서는 선배, 어른이 아닌 동료로서 호흡을 맞췄다”고 기억했다.
그는 “지금 내게 가장 가까운 두 사람이 연상호 감독과 류경수다. 선배님 덕분에 이 두사람을 얻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고 강수연의 유작이라는 점 외에도 ‘정이’는 근미래의 디스토피아를 그린 한국형 SF물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특히 배우 김현주는 인간 윤정이와 A.I로 변한 정이의 미묘한 변화를 몸으로 표현해내야 했다.
연 감독은 “A.I ‘정이’는 인간의 연기와 다른 감정연기를 하다가 그대로 멈춰야 하는 상황이 있다. 작동을 시키면 멈췄다가 쏟아내야 하는데 그런 연기를 능숙하게 해내는 배우가 김현주였다. 넷플릭스 ‘지옥’에서 순간적으로 감정을 분출하는 모습과 잘생긴 외모가 정이와 흡사하다고 여겼다”고 말했다.
김현주는 “과거에 해본 적도, 상상해본 적도 없는 연기라 고민이 많았다. 실험 대상인 AI일 때 연기와 아닐 때 연기를 구분해야 했다. 부자연스러워야 하는데 자연스러워야 하니까 그런걸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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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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