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1호 무인점포' 서울교대 디지털셀프점, 3년 만에 사라진 이유는?

정소양 2023. 1. 1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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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이용률 높지 않아 폐점 결정"

지난 2019년 10월 개점한 KB국민은행의 1호 무인점포 '서울교대 디지털셀프점'이 3년만에 문을 닫았다. /정소양 기자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KB국민은행 1호 무인점포인 '서울교대 디지털셀프점'이 3년 만에 폐점했다. 은행권의 '디지털 전환' 속 KB국민은행이 오히려 디지털점포를 폐점하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9년 10월 28일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 교대역 인근에 '디지털셀프점'을 열었다. '서울교대 디지털셀프점'은 KB국민은행의 1호이자 국내은행 최초 무인점포다. 그동안 은행권이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로 불리는 '디지털키오스크' 부스를 설치하는 수준에 그쳤던 것과 달리 점포 자체를 무인 시스템으로 구축한 것은 KB국민은행이 처음이었다.

당시 KB국민은행은 서울교대 디지털셀프점에 STM(Smart Teller Machine)을 설치해 신분증 스캔, 손바닥 정맥 바이오인증, 화상상담 등을 통해 영업점 창구에서 가능한 업무를 고객이 직접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영업점을 총괄·관리하는 점장이 없는 대신 매니저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근무하며 디지털기기 이용 방법을 안내하고, 고객이 원하면 인근 지점에 상담 예약을 잡아주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매니저가 퇴근한 후에도 오후 11시 30분까지 디지털 기기들을 이용할 수 있었다. 또한 한쪽엔 소파 등을 놓고 고객들이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하지만, 국내은행 최초 무인점포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 서울교대 디지털셀프점을 철수했다. 1호 무인점포를 연지 만3년을 조금 넘기고서다.

KB국민은행 측은 '서울교대 디지털셀프점' 고객 이용률 높지 않아 폐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KB국민은행 서울교대 디지털셀프점 디지털 셀프 존에서 한 고객이 은행 창구업무를 위해 상담원과 연결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업계에서는 KB국민은행의 무인점포 철수 배경을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은행권은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따라 점포망을 축소, 대신 디지털점포를 선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KB국민은행이 오히려 디지털점포를 없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의 국내은행 영업점포(출장소·지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17개 국내은행(시중은행·지방은행·특수은행) 점포 수는 5855개로 2019년 9월 말(6733개)에 비해 878개 줄었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 영업점의 폐점 수(191개)가 가장 많았다. KB국민은행은 2021년 9월 말 1045개 점포를 운영하다가 지난해 9월 말 854개로 점포 수를 줄였다. 이 기간 폐점 수는 우리은행 160개, 신한은행 155개, 하나은행 147개 등이다.

반면, '디지털점포'는 확대하고 있다. 현재 신한은행이 운영하는 디지털 점포 유형은 △디지로그 브랜치 △디지털 라운지 △디지털 맞춤영업점 △편의점 혁신점포 △디지털 출장소 등 5종류다. KB국민은행은 편의점 제휴점포인 'KB디지털뱅크 Branch'와 '디지털셀프 플러스점'을 운영 중이고, 하나은행도 씨유(CU)와 제휴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현재 7곳의 '디지털 익스프레스점'을 운영 중이다.

4대 시중은행 중 '디지털점포'를 오픈했다가 폐점한 곳은 현재까지 KB국민은행의 '서울교대 디지털셀프점'이 유일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디지털점포든 일반점포든 너무 이용률이 낮으면 효율적 운영이 되지 않아 비용이 발생한다"며 "이 경우 비용이 고객 부담으로 전가될 수도 있다. 비용 측면 등 효율성을 생각한다면 전략에 따라 점포 계획이 변경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당초 KB국민은행이 첫 무인점포를 교대역 인근으로 확정한 것도 세대별 특수성을 고려한 것으로 젊은층을 공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이와 관련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유동 인구가 많고, 비교적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 층이 많은 교대에 '디지털셀프점'을 열었지만, 인근에 점포가 2개가 있다 보니 '디지털셀프점' 이용률이 높지 않았다"라며 "복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폐점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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