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한우 가격↓…소비자들 “체감 못 해”
[앵커]
요즘 물가 오른다는 소식 계속해서 전해드리는데, 반대로 물가가 떨어지는 품목도 있습니다.
바로 한우인데요.
도매가가 1년 전보다 25%나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데요.
왜 그런건지, 홍화경 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리포트]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거하게 한턱내신다면, 어떤 음식 대접하고 싶으신가요?
많은 분들이 흔히 맛있는 소고기를 떠올릴 텐데요.
이제 설 명절도 아흐레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소고기는 명절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는, 빼놓을 수 없는 귀한 선물이죠.
특히나 한우는 부드러운 식감과 풍부한 육즙으로 소고기 중에서도 가장 귀한 대접을 받고 있는데요.
그런데 요즘 이 한우 가격이 심상치 않습니다.
1년 전보다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한우 도매가격은 지난 9일 기준 ㎏당 만 5천 원을 겨우 넘겼습니다.
1년 전보다 25%나 떨어지면서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사룟값은 오히려 크게 올라 한우 농가의 근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5년째 한우를 키우는 김훈중 씨.
가업을 이어받아 축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치솟는 운영비가 걱정입니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사룟값이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김훈중/한우 농가 : "100% 수입하고 있는 옥수수 같은 경우도 많이 인상되다 보니까 저희한테는 남는 게 없는데 소 팔아서 남는 게 소똥밖에 없는 것 같아요."]
한우 가격이 급락한 이유, 무엇보다 한우 사육이 늘어난 영향이 큽니다.
한우 사육 마릿수는 2014년 이후 매년 증가해 지난해 355만 7천 마리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는데요.
최근 5년 동안에만 24% 늘었습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코로나19 시기에 한우 가격 강세가 이어지면서 한우를 키우려는 농가가 많아지다 보니 사육 마릿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는데요.
문제는 이렇게 공급은 늘었지만,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탓에 소비는 줄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가정 내 한우 소비량은 12kg으로 1년 새 6.1% 감소했는데요.
이렇게 공급은 늘고 소비는 줄면서 한우 재고량은 1년 전보다 83.3% 증가한 상태입니다.
또, 한우보다 저렴한 수입 소고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한웃값이 떨어진 것도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더 큰 걱정은 지금부터입니다.
송아지 입식이 늘면서 내년까지 한우 사육 마릿수가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가격 하락세가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치단체들은 한우 번식 사업 지원을 줄이며 수급 조절에 나섰는데요.
이와 함께 소비 촉진 방안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정찬우/충청북도 축수산과장 : "고향사랑기부제에 한우를 답례품으로 포함 시켜서 충청북도에 기부를 해주시면 3만 원 상당의 한우 고기를 받을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한우 가격 하락을 체감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입니다.
도매가는 급락했지만 마트 한우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지난달 한우 등심 도매가격은 kg당 5만 원 중반대로 1년 전보다 15% 가까이 내려갔지만, 소비자 가격은 같은 기간 7% 떨어지는데 그쳤습니다.
도축과 경매, 가공, 도소매 등을 포함해 많게는 8단계의 유통구조를 거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마진이 불어나 소비자 판매 가격이 높아지는 건데요.
유통 단계에서 붙는 수수료 거품이 빠지지 않다보니 산지 도매 가격이 아무리 하락해도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한웃값은 그만큼 떨어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전국한우협회는 정부에 도매가와 소매가를 강제로 연동시키는 '도매가격 연동제'를 요구하고 나섰는데요.
중장기적인 과잉공급 조절과 함께 유통 구조 개선 등 한우 농가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홍화경 기자 (vivi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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