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은행권 가계대출 2조6000억↓…사상 첫 감소
기사내용 요약
12월 가계대출 3000억↑…역대 두번째 작아
12월 기업대출 9조4000억↓…감소 전환
12월 정기예금 15조1000억원 줄어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대출금리 인상에 따른 신용대출 감소에도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가 확대되면서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4개월 만에 증가 전환한 반면 기업대출은 12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연간 기준으로 가계대출은 2조6000억원 감소해 사상 첫 감소세를 보였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58조1000억원으로 한 달 전 보다 3000억원 늘어 4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12월 기준으로는 2004년 관련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두 번째로 작은 수준이다.
연간 전체 기준 가계대출은 2조6000억원 줄면서 관련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22조8000억원 감소한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20조원 늘었다.
12월 가계대출이 3000억 늘어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증가세를 보인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줄었다.
주택담보대출은 전세자금 수요 부진에도 집단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안심전환대출 실행 등으로 주담대 취급이 늘면서 증가규모가 확대됐다. 주담대는 3조1000억원 증가한 798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월(1조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된 것이다. 이 가운데 전세자금대출이 4000억원 줄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1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만5000호로 전달보다 1000호 줄었고, 전세거래량은 3만9000호로 전달보다 7000호 줄었다.
지난달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은 2조8000억원 줄어든 257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12월부터 13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전달 2조1000억원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확대됐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금리 상승과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 등 정부의 대출규제 영향이다. 12월 기준으로는 2004년 관련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가장 큰 폭 감소했다.
황영웅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담대는 전세자금 수요 부진에도 집단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안심전환대출 실행 등으로 개별주담대 취급이 늘면서 증가규모가 확대됐다"며 "기타대출은 대출금리 상승과 정부의 차주단위 DSR 3단계 시행 등 대출 규제, 연말 상여금 유입 등으로 감소세를 지속했다"고 말했다.
한은은 올해도 가계대출 감소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황 차장은 "높아진 금리수준과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지속 등으로 가계대출이 완만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올해도 높아진 금리수준과 가계대출 규제가 지속되고 있어 가계대출이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기업대출은 감소 전환했다. 지난달 기업대출은 전월 말 대비 9조4000억원 감소한 1170조3000억원으로 집계돼 2021년 12월(-2조8000억원) 이후 12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기업의 연말 재무비율 관리 등을 위한 일시상환, 은행의 부실채권 매·상각 등이 맞물린 영향이다.
대기업 대출은 6조1000억원 감소 216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대출은 3조3000억원 줄어든 953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영업자가 주로 빌리는 개인사업자대출은 8000억원 감소한 442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황 차장은 "대기업은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상환으로 큰 폭감소했고, 중소기업은 코로나19 금융지원 규모가 줄어드는 가운데 계절요인 등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간 전체로는 104조6000억원 늘었다. 대기업이 37조6000억원, 중소기업이 67조1000억원 증가했다.
회사채 발행은 시장 불안이 다소 완화되면서 우량물 중심으로 8000억원 순발행 전환했다. CP·단기사채도 1조5000억원 늘어 우량물 중심으로 순발행을 지속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예금은행의 수신 잔액은 2243조5000억원으로 11월 말보다 6조5000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정기예금이 15조1000억원 급감했다. 금리인상으로 해 은행으로 시중의 돈이 몰리는 '역머니무브'가 이어지면서 정기예금은 지난해 5월 19조5000억원, 6월 9조5000억원, 7월 31조7000억원, 8월 21조2000억원, 9월 32조5000억원, 10월 56조2000억원, 11월 27조7000억원 등으로 늘어난 바 있다. 반면, 수시입출식예금에서는 11조6000억원이 들어왔다. 연간 전체로는 정기예금이 200조1000억원 늘어난 반면, 수시입출식은 104조9000억원 감소했다. 연말 재정집행, 당국의 예금금리 인상 자제령 등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황 차장은 "정기예금은 연말 재정집행에 따른 지자체 자금 인출, 은행간 수신경쟁 완화로 인한 가계 및 기업 자금 유입 둔화 등으로 감소 전환했다"며 "반면 수시입출식은 기업의 재무비율 관리목적 자금유입과 가계의 연말 상여금 예치 등으로 증가 전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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