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증권투자, 석 달 만에 순유출…채권, 약 4년 만에 최대폭 유출
최정희 2023. 1. 12. 12:01
한은, 작년 12월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 발표
증권투자, 24.2억달러 순유출 전환
채권투자 27.3억달러 순유출, 2019년 1월 이후 최대
차익거래 유인 줄었지만 달러 자금 확보엔 여유
비거주자, NDF 순매도 두 달 연속 지속…환율 하락 요인
◇ 차익거래 유인 줄자 채권 투자 순유출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작년 12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은 국내 증권에서 자금을 24억2000만달러 순유출했다. 9월(22억9000만달러 순유출) 이후 석 달 만에 순유출이다.
국내 주식에는 3억1000만달러 자금이 유입, 석 달 연속 유입세를 보였으나 그 규모는 전달(21억달러)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지속 경계감으로 유입 규모가 축소됐다는 평가다.
채권 투자로는 27억3000만달러가 순유출돼 석 달 만에 유출세를 보였다. 2019년 1월(32억3000만달러) 이후 3년 11개월 만에 최대 유출이다. 한은 관계자는 “연말 만기 도래 규모가 증가한 데다 차익거래 유인이 축소돼 순유출로 전환됐다”고 평가했다. 채권 투자는 중앙은행, 국부펀드 등 공공자금은 계속해서 유출되고 민간자금이 유입되는 추세였으나 차익거래 유인이 줄어들자 민간자금마저 유입액이 줄어든 것이다. 통안채 3개월물 금리가 12월 3.444%로 전월보다 오르고 3개월물 스와프 레이트도 -1.15%로 확대됐으나 라이보(Libor) 3개월물 금리가 더 오르면서 차익거래 유인이 약화됐다.
작년 한 해를 기준으로 보면 외국인 증권 투자금은 56억30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2021년(387억1000만달러)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었던 2020년(34억7000만달러)보다는 많은 규모가 순유입됐다.
주식의 경우 60억9000만달러가 순유출돼 3년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지만 지난 2년간 각각 182억4000만달러, 174억4000만달러 순유출된 것에 비해선 규모가 줄었다. 채권은 117억2000만달러 유입에 그쳐 2019년(81억6000만달러)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작년 내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빠른 긴축에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약해지며 주식에서 자금이 빠진 데다 미 달러화가 급등, 역환율 전쟁이 벌어지면서 외환보유액에서 채권을 팔아 자국 통화를 방어하려는 움직임도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환율 하락 안정, 달러 자금 확보 여유
그나마 원·달러 환율은 이달 10일 기준 1244.7원을 기록, 11월말(1318.8원) 대비 원화 가치가 6% 급등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완화에 따른 달러화 약세, 중국 경제 리오프닝 및 경기 부양 기대감, 외환 수급 여건 개선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환율의 변동성도 줄어들었다. 원·달러 환율의 12월 변동폭은 평균 7.2원(0.56%)로 전월(12.3원, 0.90%)보다 크게 줄었다.
환율 변동폭이 줄자 은행간 일평균 외환거래 규모는 268억3000만달러로 전분기(295억7000만달러) 대비 27억4000만달러 감소했다. 외환스와프와 현물환 거래도 각각 123억4000만달러, 88억6000만달러로 22억6000만달러, 9억9000만달러 줄었다.
비거주자의 차액결제선물환(NDF)은 12월 16억7000만달러 순매도로 두 달 연속 매도세가 나타났다. 외국인이 NDF를 순매도하게 되면 국내 외국환은행은 ‘바이앤셀’(선물환 매수, 현물환 매도) 거래를 통해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를 매도하게 돼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원·달러 스와프 레이트는 3개월물 기준으로 이달 10일 마이너스(-)1.19%로 11월말(-1.14%)보다 5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국내 기업들이 선물환을 12월 50억달러 순매입하는 등 상승요인과 외국인의 NDF 순매도 및 거주자의 해외 투자 관련 외화자금 수요 등 하락 요인이 엇갈리면서 소폭 하락했다는 평가다. 3년물 통화스와프 금리는 3.55%로 18bp 올라 달러 확보에 여유가 생겼다. 국고채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외화채권 발행 기대(외화자금 조달 후 원화 스와프 수요), 외국인의 차익거래 목적 외화자금 공급 등으로 상승했다.
한편 외평채 CDS프리미엄은 12월 53bp로 전달(57bp)보다 하락했다. 대외 차입 가산금리는 만기 1년 이하 단기의 경우 -1bp를 보이며 11월(19bp)보다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중장기물의 경우에도 97bp에서 54bp로 떨어지며 대외 차입 여건이 개선됐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증권투자, 24.2억달러 순유출 전환
채권투자 27.3억달러 순유출, 2019년 1월 이후 최대
차익거래 유인 줄었지만 달러 자금 확보엔 여유
비거주자, NDF 순매도 두 달 연속 지속…환율 하락 요인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권투자가 작년 12월 기준 석 달 만에 순매도세로 전환됐다. 특히 채권 투자가 만기 도래 증가와 차익거래 유인 약화로 약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순유출됐다.
작년 한 해 연간으로 보면 외국인은 국내 증권을 56억3000만달러 순투자했다. 전년 대비 7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된 것이다.
◇ 차익거래 유인 줄자 채권 투자 순유출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작년 12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은 국내 증권에서 자금을 24억2000만달러 순유출했다. 9월(22억9000만달러 순유출) 이후 석 달 만에 순유출이다.
국내 주식에는 3억1000만달러 자금이 유입, 석 달 연속 유입세를 보였으나 그 규모는 전달(21억달러)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지속 경계감으로 유입 규모가 축소됐다는 평가다.
채권 투자로는 27억3000만달러가 순유출돼 석 달 만에 유출세를 보였다. 2019년 1월(32억3000만달러) 이후 3년 11개월 만에 최대 유출이다. 한은 관계자는 “연말 만기 도래 규모가 증가한 데다 차익거래 유인이 축소돼 순유출로 전환됐다”고 평가했다. 채권 투자는 중앙은행, 국부펀드 등 공공자금은 계속해서 유출되고 민간자금이 유입되는 추세였으나 차익거래 유인이 줄어들자 민간자금마저 유입액이 줄어든 것이다. 통안채 3개월물 금리가 12월 3.444%로 전월보다 오르고 3개월물 스와프 레이트도 -1.15%로 확대됐으나 라이보(Libor) 3개월물 금리가 더 오르면서 차익거래 유인이 약화됐다.
작년 한 해를 기준으로 보면 외국인 증권 투자금은 56억30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2021년(387억1000만달러)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었던 2020년(34억7000만달러)보다는 많은 규모가 순유입됐다.
주식의 경우 60억9000만달러가 순유출돼 3년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지만 지난 2년간 각각 182억4000만달러, 174억4000만달러 순유출된 것에 비해선 규모가 줄었다. 채권은 117억2000만달러 유입에 그쳐 2019년(81억6000만달러)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작년 내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빠른 긴축에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약해지며 주식에서 자금이 빠진 데다 미 달러화가 급등, 역환율 전쟁이 벌어지면서 외환보유액에서 채권을 팔아 자국 통화를 방어하려는 움직임도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환율 하락 안정, 달러 자금 확보 여유
그나마 원·달러 환율은 이달 10일 기준 1244.7원을 기록, 11월말(1318.8원) 대비 원화 가치가 6% 급등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완화에 따른 달러화 약세, 중국 경제 리오프닝 및 경기 부양 기대감, 외환 수급 여건 개선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환율의 변동성도 줄어들었다. 원·달러 환율의 12월 변동폭은 평균 7.2원(0.56%)로 전월(12.3원, 0.90%)보다 크게 줄었다.
환율 변동폭이 줄자 은행간 일평균 외환거래 규모는 268억3000만달러로 전분기(295억7000만달러) 대비 27억4000만달러 감소했다. 외환스와프와 현물환 거래도 각각 123억4000만달러, 88억6000만달러로 22억6000만달러, 9억9000만달러 줄었다.
비거주자의 차액결제선물환(NDF)은 12월 16억7000만달러 순매도로 두 달 연속 매도세가 나타났다. 외국인이 NDF를 순매도하게 되면 국내 외국환은행은 ‘바이앤셀’(선물환 매수, 현물환 매도) 거래를 통해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를 매도하게 돼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원·달러 스와프 레이트는 3개월물 기준으로 이달 10일 마이너스(-)1.19%로 11월말(-1.14%)보다 5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국내 기업들이 선물환을 12월 50억달러 순매입하는 등 상승요인과 외국인의 NDF 순매도 및 거주자의 해외 투자 관련 외화자금 수요 등 하락 요인이 엇갈리면서 소폭 하락했다는 평가다. 3년물 통화스와프 금리는 3.55%로 18bp 올라 달러 확보에 여유가 생겼다. 국고채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외화채권 발행 기대(외화자금 조달 후 원화 스와프 수요), 외국인의 차익거래 목적 외화자금 공급 등으로 상승했다.
한편 외평채 CDS프리미엄은 12월 53bp로 전달(57bp)보다 하락했다. 대외 차입 가산금리는 만기 1년 이하 단기의 경우 -1bp를 보이며 11월(19bp)보다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중장기물의 경우에도 97bp에서 54bp로 떨어지며 대외 차입 여건이 개선됐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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