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현직 대통령 첫 “자체 핵 보유” 언급 의미 크다

2023. 1. 1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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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무기 개발로 인해 1992년 발효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오래전에 효력을 잃었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은 1975년 비준한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준수해왔다.

1970년대 미국의 베트남 철군과 공산화에 충격을 받은 박정희 대통령이 비밀리에 핵무기 개발에 나서긴 했지만 미국 설득과 압력으로 포기한 적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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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무기 개발로 인해 1992년 발효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오래전에 효력을 잃었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은 1975년 비준한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준수해왔다. 1970년대 미국의 베트남 철군과 공산화에 충격을 받은 박정희 대통령이 비밀리에 핵무기 개발에 나서긴 했지만 미국 설득과 압력으로 포기한 적은 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북한 핵무기)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경우 우리 자신이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여러 단서가 붙어 있긴 하지만,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독자적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이어서 여러 측면에서 그 의미가 상당하다.

윤 대통령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수단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 것처럼 당장 핵무기 개발에 나서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대외적으로는 북핵이 임계점을 넘어설 경우를 대비한 최후의 선택지를 제시한 것으로, 대내적으로는 대남 핵공격을 위협하는 김정은 정권에 당당히 맞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당장 미국이 한국에 대한 핵우산을 더욱 강화해 확장억제력을 제고시키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윤 대통령이 “미국의 핵 자산 운용에서 공동 기획·실행하는 협력”을 강조한 만큼,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력이 부족해 핵 개발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근거를 제공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올해 실시되는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과 첫 핵우산 훈련이 주목받는 이유다.

중국을 압박하는 효과도 있다.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거부권으로 북한을 두둔한다면, 한국은 자위권 차원에서 어떤 형태로든 핵무장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그렇다고 북한이 핵 폭주를 멈추진 않을 것이다. 북한은 핵탄두 소형화를 위한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쳤고, 전술핵 전방배치까지 언급하고 있다.

안보는 최악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동맹과 함께 다양한 포석을 물밑에서 진행해야 한다. 중간 단계로서 핵 잠재력 보유를 검토할 필요도 있다. 플루토늄 재처리에는 제약이 있으나 우라늄 농축은 해볼 만하다. 2015년 한·미 원자력협정으로 미국산 우라늄 20% 저농축 길도 열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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