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로 행인 사냥하듯 뭉개고 돈 뿌려… '18명 사상' 범인 잡고보니

횡단보도 건너는 행인들 덮친 사고 승용차 [웨이보 영상 갈무리]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중국 광저우에서 20대 운전자가 BMW를 몰고 횡단보도를 질주해 행인 5명이 죽고 13명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운전자는 행인들을 차례로 쫓아다니면서 치고 다녔고, 행인들이 다 쓰러진 뒤에는 쓰러진 행인을 향해 돈을 뿌리기까지 해 공분을 사고 있다.

12일 홍성신문 등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25분 광저우 도심 톈허구의 한 교차로에서 검은색 BMW 차량이 행인들을 덮쳐 5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당시 수십명의 인파가 길을 건너고 있었기 때문에 피해자가 많았다.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에 올라온 사고 당시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보면 사고 차량은 녹색 신호등이 켜져 횡단보도를 건너던 행인 수십 명을 향해 빠른 속도로 돌진했다.

이 차량은 첫번째 행인을 들이받은 뒤에도 속도를 늦추지 않고 연속해서 다른 보행자들을 향해 전속 질주했다.

한 목격자는 "운전자는 더 이상 덮칠 보행자가 없게 될 때까지 멈출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라고 말했다.

현장은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됐다. 다른 목격자는 "6살 난 여자아이가 쓰러져 꼼짝하지 않았고, 부상자들이 비명을 지르는 등 사고 현장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고 말했다.

사람들의 분노를 더 자극한 것은 사고 직후 그가 보인 행동이었다. 그는 차에서 내려 100위안(약 1만8000원)짜리 돈다발을 쓰러진 사람들을 향해 뿌렸다. 사고를 낸 사람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침착했다는 것이 목격자의 전언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운전자 원모(22) 씨를 검거해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번 사고가 2019년 10월 상하이에서 일어났던 광란의 질주 사건을 떠올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전동차와 가벼운 접속 사고를 낸 운전자 천모씨는 사고 수습을 하지 않고 그대로 달아나다 행인들을 잇달아 치어 5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경찰에 체포된 그는 재판에 회부돼 2021년 9월 사형이 확정됐다.

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