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대폭 삭감에도…추신수-오승환, 돈보다 팀이 우선

이헌재 전문기자 2023. 1. 1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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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의 대표적인 '황금세대'로 꼽히는 1982년생 선수들이 낯선 겨울을 보내고 있다.

삼성은 "팀의 최고참 선수로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 성적에 책임을 다함은 물론, 올 시즌 개인과 팀의 반등을 위한 백의종군의 의미로 2023년 연봉을 백지위임하겠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프로 선수에게 연봉은 곧 자존심라지만 이미 야구를 통해 거의 모든 것을 다 이룬 추신수와 오승환은 자신을 내려놓고 팀을 우선하는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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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의 대표적인 ‘황금세대’로 꼽히는 1982년생 선수들이 낯선 겨울을 보내고 있다. ‘조선의 4번 타자’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대호(41·전 롯데)는 지난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SSG 타자 추신수와 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상 41)은 올해도 현역 생활을 이어가지만 예년과는 확연히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이들이 받는 연봉이다.

올해도 팀의 주축으로 활약할 예정인 SSG 추신수. 동이일보 DB
추신수는 지난해 27억 원의 연봉을 받았다. 작년 3월초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김광현(SSG)이 연봉 81억 원 등 4년 총액 151억 원에 계약하기 전까지 KBO리그 투수와 타자를 통틀어 최고 연봉이었다. 김광현의 복귀 이후를 쳐도 타자 중에서는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 연봉 협상에서 추신수는 10억 원이 깎인 17억 원을 제안 받았다. 지난해 그는 팔꿈치 수술 여파로 11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9, 16홈런, 58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 베테랑답게 제 몫을 해냈고, 팀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했다. 10억 원 삭감은 비FA 선수로는 역대 최고 수준 금액이다.

하지만 추신수는 구단의 제안을 ‘쿨~하게‘ 받아들였다. 줄다리기를 하지 않고 구단 제시액에 그대로 사인했다. 추신수는 “한국시리즈 우승도 했으니 나 대신 다른 선수들을 더 올려줘야 한다. 나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피해를 받으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구단의 샐러리캡까지 고려한 결정이었다.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역투하는 삼성 오승환. 2023시즌을 마치면 또다시 FA 자격을 얻는다. 동아일보 DB
작년 16억 원의 연봉을 받아 투수 연봉 3위에 올랐던 오승환은 11일 구단을 통해 연봉 ‘백지위임’ 의사를 밝혔다. 두어 차례의 협상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구단의 결정에 맡기기로 한 것이다.

삼성 구단은 오승환을 삭감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오승환은 지난 시즌 57경기에 등판, 6승 2패 2홀드 31세이브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하며 세이브 4위에 올랐지만 예전 같은 위력을 보여주진 못했다. 블론세이브가 7개나 됐고, 승리를 날린 경우도 여러 차례 있었다. 특히 포스트시즌을 앞둔 7월 4경기 연속 실점을 했다. 삼성은 충격의 13연패에 빠지며 5강 싸움에서 멀어졌다.

삼성은 “팀의 최고참 선수로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 성적에 책임을 다함은 물론, 올 시즌 개인과 팀의 반등을 위한 백의종군의 의미로 2023년 연봉을 백지위임하겠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오승환은 2023시즌 뒤 FA 자격을 취득할 예정이라 구단은 그런 부분까지 고려해 연봉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프로 선수에게 연봉은 곧 자존심라지만 이미 야구를 통해 거의 모든 것을 다 이룬 추신수와 오승환은 자신을 내려놓고 팀을 우선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헌재 전문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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