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다니는 응급실’ 닥터헬기 제주 한라산에서 맹활약
지난해 12월 도입 후 한라산서 응급환자 이송
신고 후 27~29분만에 병원~한라산~병원으로
부속도서·산간지역 맞은 제주에 큰 도움 기대
‘날아다니는 응급실’인 닥터헬기가 제주에 도입되자마자 해발 1950m 한라산 백록담을 오가며 활약하고 있다.
12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11시12분쯤 백록담에서 관광객 A씨(52)가 무릎 부상으로 하산할 수 없다는 신고가 119상황실에 접수됐다. 출동 요청을 받은 닥터헬기는 오전 11시23분 한라병원을 이륙해 10분 만인 오전 11시33분 백록담 동릉 헬기장에 착륙했다.
A씨를 태운 닥터헬기는 신고 접수 29분만인 오전 11시41분 한라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A씨는 미리 대기 중이던 의료진에게 검사를 받고 특별한 이상이 없어 이날 퇴원했다.
닥터헬기는 지난 8일에도 한라산에서 하산하는 등반객 B씨(52)를 태워 병원으로 이송했다. B씨는 이날 오후 2시45분쯤 가슴통증과 현기증을 호소하며 119상황실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로부터 8분 후 오후 2시 53분 한라병원에서 이륙한 닥터헬기는 오후 3시1분 한라산 윗세오름에 착륙했고, 등산객을 태워 신고 접수 27분만인 3시12분에 의료진에게 이송했다. B씨 역시 검사 결과 특별한 이상이 없어 이날 퇴원했다.
닥터헬기는 전문 응급처치를 하면서 이송할 수 있도록 초음파, 인공호흡기, 산소공급 장치, 제세동기 등의 의료장비를 탑재돼있고 응급의학 전문의, 간호사 등 전문의료인력이 탑승한 응급의료 전용헬기다.
제주에는 지난해 12월1일 제주권역 거점응급의료센터인 제주한라병원에 배치됐다. 국내에서 8번째다. 이송대상은 중증외상환자 또는 심뇌혈관질환자 등 중증응급환자다. 중증외상은 1시간, 심혈관질환은 2시간, 뇌혈관질환은 3시간 이내 최종치료가 필요하다. 골든타임 내 환자를 빠르게 옮겨야 생명을 살릴 수 있는 만큼 1년 365일 일출부터 일몰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야간이나 다른 시도로 이송하는 경우에는 소방헬기 등을 이용할 계획이다.
제주에서는 그동안 한라산을 등반하면서 다치거나 쓰러지는 사고가 잇따랐다. 추자도와 우도 등 부속도서와 산간지역이 많은 지리적 특성상 닥터헬기의 도입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송이 필요한 환자가 발생해 119상황실에서 출동 요청이 접수되면 조종사·운항관리사·의사가 협의해 출동을 결정하고, 현장에서 응급 처치 후 제주한라병원으로 이송한다”며 “제주는 한라산과 오름, 섬으로 이뤄진데다 70만 도민과 관광객, 한달살기, 워케이션 등으로 머무르는 이들까지 감안하면 ‘100만’ 인구다. 이들을 위한 골든타임 확보 여건이 닥터헬기로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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