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흥국생명…'감독 경질' 후폭풍 직면

권혁준 기자 2023. 1. 1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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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을 이끄는 스태프는 단 3명 뿐인데 감독은 물론 코치 영입도 쉽지 않다.

흥국생명의 '감독 경질' 사태가 상당한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감독직을 고사한 김기중 감독의 사례에서 보듯 흥국생명과의 동행을 부담스럽게 느낄 가능성이 높은데다, 구단 입맛에 맞는 인물을 데려왔다는 의혹에 휩싸일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단순히 훈련 스태프 인원이 부족하다는 관점으로만 봐도 현재 흥국생명의 충원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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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경 대행 "선수들 위해 남았다"…3명의 코치가 지도
"영입 신중히"…지도자 충원 쉽지 않아, 진퇴양난 형국
11일 인천 부평구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대3로 패배한 흥국생명 김연경과 옐레나가 아쉬워하고 있다.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훈련을 이끄는 스태프는 단 3명 뿐인데 감독은 물론 코치 영입도 쉽지 않다. 흥국생명의 '감독 경질' 사태가 상당한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흥국생명은 지난 11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3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3(28-30 20-25 25-16 25-21 11-15)으로 패했다.

지난 2일 권순찬 감독이 사실상의 경질로 사퇴한 흥국생명은 이날로 '대행 체제' 3경기째를 치렀다. 이영수 감독대행이 이끈 5일 GS칼텍스전, 김대경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넘겨받은 8일 IBK기업은행전에선 승리했지만 이날은 선두 현대건설의 벽을 넘지 못했다.

아쉽지만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1, 2세트를 내주고도 3, 4세트를 따라잡는 저력을 발휘했고 5세트도 11-11까지 균형을 이뤘다.

정신적 지주 김연경을 중심으로 팀원들이 똘똘 뭉치면서 강한 집중력을 발휘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쉽지 않은 여정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흥국생명은 현재 선수들의 훈련을 도와주는 훈련 스태프가 3명 뿐이다.

권순찬 감독에 이영수 수석코치까지 팀을 떠나면서 벌어진 일이다. 감독대행을 맡고 있는 김대경 코치를 포함해 기존의 최지완 코치, 배구 경력이 있는 전경훈 전력분석관 등이 훈련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타구단의 경우 통상 감독 이외에 코치만 3~4명이 있고, 세터 전담 코치를 두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코치들이 훈련을 도와주는 것조차 버거운 실정이다.

김대경 감독대행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중책을 맡은 것 또한 이같은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김 대행은 "내가 나가는 순간 팀에 배구를 지도할 수 있는 스태프가 남지 않게 된다"며 "선수들을 위해 팀에 남기로 했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감독 사퇴에 팀 분위기도 뒤숭숭하기에 외부 인력을 충원하는 것도 쉽지 않다. 감독직을 고사한 김기중 감독의 사례에서 보듯 흥국생명과의 동행을 부담스럽게 느낄 가능성이 높은데다, 구단 입맛에 맞는 인물을 데려왔다는 의혹에 휩싸일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11일 인천 부평구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김대경 흥국생명 감독대행이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 News1 황기선 기자

김 대행도 "충원의 필요성은 느끼지만 현재로서는 외부 인원이 들어온다고 해서 분위기가 더 좋아진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면서 "구단에서도 신중하게 생각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구단에 새로운 감독님이 빠른 시일내에 필요하다고 전달은 했다"고 말했다.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단순히 훈련 스태프 인원이 부족하다는 관점으로만 봐도 현재 흥국생명의 충원은 절실하다. 하지만 구단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진 현 상황에선 구단이 어떠한 움직임을 취하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섣부르게 움직일 수도,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이 역시 구단이 자초한 일이고, 피해는 남아있는 스태프들과 선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김 대행은 "어차피 달리 방법이 없다면 이겨낼 수밖에 없다"면서 "시즌이 많이 남았고 경기는 이겨야한다. 선수들과 파이팅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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