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뚝 떨어지자 "깎아 줄게요"…감액 갱신 계약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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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씨(60)는 2021년 2월 대구 동구 신암동 한 신규 아파트 85㎡(33평형)에 전세 입주를 했다.
당시 부동산 경기 호황에 따라 이 지역 아파트 중위전세가격이 2억100만원으로 통계 작성 이후 처음 2억원을 돌파한 시점이어서 보증금 4억원에 2년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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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스1) 김종엽 기자 = 이모씨(60)는 2021년 2월 대구 동구 신암동 한 신규 아파트 85㎡(33평형)에 전세 입주를 했다.
당시 부동산 경기 호황에 따라 이 지역 아파트 중위전세가격이 2억100만원으로 통계 작성 이후 처음 2억원을 돌파한 시점이어서 보증금 4억원에 2년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아파트 전세가격 하락세가 1년 내내 이어졌다.
2021년 7월 2억2450만원까지 치솟았던 동구의 중위전세가격이 1년 4개월 만인 지난해 11월에는 2억750만원으로 7.57%(1700만원) 떨어졌다.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도 하락세를 면치 못해 지난해 1월 3억7250만원이던 평균 전세가격이 11월 3억2050만원으로 13.9%(5200만원) 내렸다.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 이씨는 현재의 전세금으로 수성구에서 생활하기 위해 계약 만료 3개월을 앞둔 지난해 12월 초 부동산 중개업소에 전세를 의뢰했다.
그런데 지난달 말 집주인이 찾아와 "9000만원을 깎아줄 테니 전세계약을 연장하자"고 요구했다. 최근 물가상승 등으로 가계 생활이 팍팍해진 A씨는 9000만원을 돌려받는 조건으로 수성구 생활을 포기하고 전세계약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아파트 가격 하락으로 임대차 갱신 때 기존 계약보다 전세 금액을 감액하는 갱신 계약이 최근들어 크게 늘고 있다.
집주인이 세입자를 찾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역전세난은 전세가격이 2년 전보다 떨어져 집주인이 오히려 보증금을 돌려줘야하는 처지에 몰린 상황이다.
12일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의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연초 대비 5.5% 감소했고, 대구의 경우 감소율(100.6→89.9)이 10.7%에 달한다.
대구의 전세수급 동향 역시 지난해 11월 기준 61.9로 연초 대비 26.2% 줄어드는 등 전세시장에서 수요보다 공급이 넘쳐나고 있다.
2021년 대구의 아파트 중위전세가격은 1월 2억1927만원에서 12월 2억5500만원으로 16.2%(3573만원) 올랐으나 지난해에는 11.7%(11월 기준) 내려 2억2500만원까지 떨어졌다.
전세가격 하락에 따라 새 계약이 힘들어지자 전세금을 급히 빼줘야 하는 집주인들이 늘어나 종전 계약보다 낮은 금액으로 재계약을 하는 감액 계약이 그만큼 증가하는 것이다.
진태인 집토스 아파트중개팀장은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전세 거래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전세 퇴거 대출 이자 역시 상승해 기존 전세 보증금보다 낮은 금액으로 계약을 맺거나 상황에 따라 세입자에게 전세 대출 이자를 일부 지원하는 등 차선책을 택하는 집주인이 많다"고 했다.
kim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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