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까지 했는데 첫 삽도 못 떠”… ‘공사비 증액’ 갈등에 곳곳서 사업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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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조합과 시공사의 갈등이 해를 넘겨서도 계속되고 있다.
해당 구역 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이유는 공사비 증액을 둘러싸고 조합과 시공사업단이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덕1구역 조합 관계자는 "공사비 증액 정도에 대한 조합과 시공사업단의 생각 차이가 큰 것 같다"면서 "아직 공사비 증액에 대한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일반분양 일정도 확정짓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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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베일리, 공사비 증액에 공기 연장 요청까지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조합과 시공사의 갈등이 해를 넘겨서도 계속되고 있다. 이주와 철거까지 마쳤지만 여전히 첫 삽도 못 뜬 정비사업장도 있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작년 11월 일반분양을 계획했던 서울 마포구 ‘마포자이힐스테이트(공덕1구역)’이 아직 착공에도 들어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지난 2018년 4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후 이주와 철거까지 마친 상태로, 작년 6월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해당 구역 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이유는 공사비 증액을 둘러싸고 조합과 시공사업단이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덕1구역 재건축 조합은 지난 2017년 GS건설·현대건설 컨소시엄과 3.3㎡(1평)당 공사비 약 448만원에 도급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시공사업단이 물가 상승분이 반영된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면서 조합과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공덕1구역 조합 관계자는 “공사비 증액 정도에 대한 조합과 시공사업단의 생각 차이가 큰 것 같다”면서 “아직 공사비 증액에 대한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일반분양 일정도 확정짓지 못했다”고 말했다.
상황이 더 심각한 다른 사업장도 있다. 서울 강남권 대형 재건축 단지인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공사비 증액에 대한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최근 조합 측에 조합 명의 통장의 사업비 인출을 막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이 통장 사용이 정지되면 조합은 집행부 임금, 각종 용역비 등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삼성물산은 작년 8월부터 약 1560억원의 공사비 증액을 요구해왔다. 조합 요구에 따른 설계 변경과 커뮤니티 시설 고급화를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조합 내부 갈등으로 협의가 지지부진하면서 해를 넘겨서도 공사비를 확정짓지 못했다. 원베일리 조합은 현재 조합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공사비 증액 문제와 별개로 조합과 삼성물산이 사수하겠다던 8월 입주도 늦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물산이 화물연대 파업, 조합에서 지정하는 감리 교체 등을 이유로 조합에 공사기간을 2개월 연장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 내부 회의를 통해 공사기간 연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결론 짓고, 삼성물산 측에 통보했다”고 했다.
다른 정비사업장에서도 갈등의 불씨가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다. 방화6구역은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작년 11월 조합에 공사비 증액을 요청하면서 지난달 공사비 검증 절차에 들어간 상황이고, 신반포4지구도 GS건설로부터 공사비 4700억원 증액과 공사 기간 10개월 연장을 요구 받았다.
업계에서는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멘트, 레미콘 등 주요 건설 자재들이 지난해부터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는 점에서다. 건설 공사에 투입되는 원자재와 인건비 변동 등 건설 부문 물가지수로 통하는 건설공사비지수는 최근 2년간 24% 올랐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에서 시공계약을 맺는 시기와 실제 착공에 들어가는 시점이 수년간 차이나기도 한다”면서 “최근 인건비, 자재비 등이 급격히 오르면서 최초 계약 당시 생각했던 것과 원가가 크게 달라져 공사비 증액이 필요한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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