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흥행 그 후, 항의 나선 기상캐스터들
전 세계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는 '더 글로리'는 학교 폭력을 소재로 한 시리즈다. 극 중 학교 폭력 가해자인 박연진은 성인이 된 후 기상캐스터로서 유명인의 삶을 사는 인물. 배우 임지연이 연기하는 이 캐릭터는 작가를 고용해 대본을 쓰고, 자신이 가진 돈을 이용해 주변인들에게 갑질을 일삼는다. 또한, 어린 나이의 기상캐스터들에게 밀려 새벽 시간대 뉴스로 밀려났다거나, "방송국은 나한테 겨우 220(만 원) 주지만 내 남편은 (방송국에 주는 광고로) 2억 2000(만 원)은 쓴단 소리"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시리즈가 크게 인기를 끌면서, 기상캐스터를 향한 관심도도 높아졌다. 동시에 기상캐스터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가 씌어질 우려도 생긴 것. 실제로 포털사이트에는 '기상캐스터 월급' '기상캐스터 대본' 등 '더 글로리' 속 내용을 떠올리게 하는 검색어가 자동완성된다.
먼저, MBC 기상캐스터 김가영이 자신의 SNS를 통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김가영은 최근 ''더 글로리' 과몰입러로 기상캐스터 팩트 체크'라는 그을 통해 '하나, 적당히 화려한 직업? 빡세게 노력하는 직업. 일상뿐 아니라 안전도 책임진다는 사명감으로. 둘, 원고를 대신 써준다? CG 의뢰부터 취재와 원고 작성까지, 오롯이 캐스터의 몫. 때로는 제보 사진, 음악과 의상, 소품까지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지연 배우는 확신의 기상캐스터. 농담 아니고 현직인 줄. 얼마나 노력했을지, 더 팬 됐다. 밤새워서 ('더 글로리'를) 단숨에 다 봤는데, 시즌2 3월 언제 오려나'라면서, 자신의 글이 배우 그리고 작품 전체를 향한 지적으로 비칠까 우려하며 선을 그었다.
이어 SBS에서 활동 중인 기상캐스터 양태빈이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실제 방송국에 박연진 같은 기캐가 있다?! / SBS 기상캐스터의 더글로리 리뷰' 영상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양태빈은 "이 장면만 놓고 보자면 말이 안 된다. 기상 캐스터가 본인의 원고를 작성한다는 전제 조건은 동일하다. 회사에 출근해서 본인 업무를 하는 회사원인데, 돈이 있고 말고를 떠나서 다른 사람을 돈 주고 쓰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기상캐스터는 출근해서 기상청에서 주는 정보를 바탕으로 원고를 작성하고 방송에 쓰이는 그래픽까지 직접 마련한다"고 설명했다.
극 중 박연진이 남편의 재력으로 방송국에 광고를 주며 자신의 뉴스 시간대를 변경한다는 이야기 또한 불가능하다면서, "나이로 밀려서 새벽 시간대 뉴스로 왔다고 하는데, 새벽이 그렇게 안 좋은 것도 아니다. 아침 뉴스도 프라임 뉴스 중 하나다. 시간대로 밀리고 말고는 없다. 결국 다 순환 근무"라고 말했다.
박연진이 자신의 월급이 220만 원이라고 이야기하는 장면에는 "회사, 뉴스, 연차,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이것(220만 원)보다 더 많이 번다. 여기서 말한 금액은 솔직히 내가 대학생 때 벌었던 금액이다"라며 "나는 여기서 말하는 월급보다 두 배 이상을 받고 있다.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회사 외에도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월급은) 개인 역량에 따라 다르다"라고 했다.
'박연진 같은 기상캐스터가 있느냐'는 질문에 양태빈은 "다행히도 기상 캐스터를 하면서 이런 캐릭터는 본 적 없다. 현직 기상캐스터들 모두 아주 착하고 온화한 성품을 지녔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지난 2016년 방송된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도 여주인공의 직업인 기상캐스터를 비하해 묘사한 것이 아니냔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 '질투의 화신' 측은 "화신' 측 관계자는 "기상캐스터라는 직업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캐릭터를 극적으로 표현하다 보니 그렇게 비친 것 같다. 드라마는 드라마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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