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北 대규모 도발, 노후 미사일 소모 위한 전략”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2023. 1. 1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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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대규모 대남 무력도발을 이어온 것과 관련해 기존에 보유하던 노후 미사일들을 소모하기 위한 전략이었다는 분석이 군 내부에서 제기됐다.

김 총장은 "대규모 군사도발의 주요 원인이었던 노후 미사일 소모, 군심(軍心) 결집 및 자체 훈련을 통한 대량 포사격 등과 같은 (북한의) 대내적 요인들에 대해선 현재의 (한미)연합훈련 및 우리의 군사훈련 기조를 지속 유지해 북한의 의도를 거부하고 추가적인 미사일·탄약 소모 등을 지속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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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논단 1927호
김홍철 합동군사대학교 총장 기고문
조선중앙TV가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차녀 김주애와 함께 미사일을 둘러보는 모습을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6차 전원회의 관련 내용과 함께 보도했다. 뉴시스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대규모 대남 무력도발을 이어온 것과 관련해 기존에 보유하던 노후 미사일들을 소모하기 위한 전략이었다는 분석이 군 내부에서 제기됐다.

김홍철 합동군사대학교 총장은 12일 발간된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논단 1927호에 ‘북한의 대규모 군사도발 원인분석과 우리의 대응및 억제력 향상방안’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으로 이같이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초 북한은 한미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반발해 같은 달 2~5일 ‘대남군사작전’을 펼쳤다. 작전 기간동안 북한은 동·서해로 30여 발의 미사일 발사, 대규모 포사격을 실시했다. 이외에도 180여 대(북한 측 주장)의 전투기를 동시에 체공시키는 등 복합 대규모 무력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김 총장은 이와 관련해 “최근 북한의 대규모 도발은 액체에서 고체연료 미사일 공격체계로의 전환이 완성됨에 따라 기존 액체연료 미사일을 전략적으로 소모할 수 있다는 판단에 의한 결과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언론에서 북한이 액체연료 미사일을 발사하는 이유가 고체 미사일의 부족에 의한 것으로 설명한다”며 “그러나 북한은 7년의 기간을 통해 고체 추진 미사일 기술의 고도화를 과시했다”고 밝혔다.

15일 오전 북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으로 보이는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를 시험하는 모습. 뉴시스


김 총장은 “북한은 유지비용이 많이 들고 우리 군의 킬체인 체계에 약점을 보이는 스커드 계열의 액체미사일들은 효용성이 떨어진다 생각해 대체를 고려할 수 있다”며 “북한이 스커드 미사일 소모 방법과 시기를 찾던 중, 최근 상황이 전략적으로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작년 11월3일 ‘화성-6호’(스커드-C 개량형) 추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3발을 황해북도 곡산에서 발사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으로 분석했다.

김 총장은 지난해 11월 2일 북한이 NLL 이남 해상에 SA-5(S-200)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한 것도 KN-06(S-300 계열·번개 5호)와 같은 신형 지대공 미사일 도입에 따른 노후화 탄약 소모의 일환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북한이 작년 11월2일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발사한 미사일 잔해가 같은 달 9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공개됐다. 뉴스1


김 총장은 “북한이 그간 ‘9·19남북군사합의’ 및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훈련 부족, 그리고 그간 축적된 탄약 소모가 필요한 상황이 도래해 동시다발적 포사격 훈련과 같은 대규모 도발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공세적 포격·실탄훈련을 통해 그간 부족했던 북한군의 훈련성과 증진과 함께 축적된 탄약 소모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작년 11월 초 당시 상황은 북한에 도발을 감행할 수 있는 놓치기 어려운 ‘기회의 창’이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총장은 이런 북한의 무력도발에 우리측 대응·억제력 향상방안을 ‘투트랙’으로 제시했다.

김 총장은 “대규모 군사도발의 주요 원인이었던 노후 미사일 소모, 군심(軍心) 결집 및 자체 훈련을 통한 대량 포사격 등과 같은 (북한의) 대내적 요인들에 대해선 현재의 (한미)연합훈련 및 우리의 군사훈련 기조를 지속 유지해 북한의 의도를 거부하고 추가적인 미사일·탄약 소모 등을 지속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북방한계선(NLL) 이남 SA-5 낙탄(落彈) 및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위한 시험발사 등에 대해선 즉각적인 군사적 대응과 같은 대칭적 방안과 더불어 대북 심리전, 스텔스 항공기를 활용한 무력시위 등과 같은 비대칭적 방안을 병행하는 복합대응을 통한 억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총장은 “작금의 남북 긴장 상황을 북한의 다양한 도발에 대응·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요구능력을 확보하는 기회로 삼아 우리의 궁극적인 핵 억제능력을 향상하는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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