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개정 영향…100대 기업 여성 사외이사 비중 20% 넘어
여성 사외이사 1명이라도 있는 기업 82곳
사내이사 포함 등기임원 중 여성 비중은 13.6%
지난해 국내 100대 기업의 여성 사외이사 비중이 2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자산 2조원이 넘는 기업은 이사회를 특정 성별로만 구성할 수 없게된 영향이다.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는 ‘2022년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사외이사 현황 분석’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유니코써치가 지난해 3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100대 기업의 사외이사는 총 447명으로 이 중 여성 임원은 94명(21.0%)이었다. 대기업의 여성 사외이사 비중은 2020년 35명(7.9%), 2021년 67명(15.0%) 등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20%를 넘었다 진입했다.
100대 기업 중 여성 사외이사가 1명이라도 있는 기업도 2020년 30곳, 2021년 60곳에서 2022년 82곳으로 증가했다.
여성 사외이사가 많아진 배경에는 개정 자본시장법이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개정 자본시장법은 자산 2조원이 넘는 기업이 이사회를 구성할 때 이사진을 특정 성별로만 채우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100대 기업 중 여성 사외이사가 가장 많은 곳은 한국가스공사로 사외이사 8명 중 절반인 4명이 여성이었다. 삼성전자, 한국전력, 기아, S-Oil, LG화학, 롯데쇼핑, LG에너지솔루션, 삼성전기, 금호석유화학에서는 여성 사외이사가 2명씩 활동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사외이사 3명 중 2명이 여성으로 여성 사외이사가 남성 사외이사보다 많았다.
사내이사와 사내이사를 모두 포함해 이사회에 이름을 올린 전체 등기임원은 728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여성은 99명(13.6%)이었다. 사내이사까지 포함한 등기임원 중 여성의 비중은 2020년 5.2%, 2021년 9.2%을 기록했던 것이 올해 처음으로 10%를 넘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유니코써치 김혜양 대표는 “자본시장법이 시행으로 대기업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려는 바람은 거세지고 있다”며 “아직은 여성 사외이사를 1명 정도만 영입해 겨우 법을 준수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여성 사외이사를 2명 이상 복수로 늘리는 기업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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