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제재, 원유로 안 되니 정유로…미·EU, 수출 제재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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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연합이 러시아산 원유에 이어 경유(디젤) 같은 정유 제품의 수출에 대해서도 2월초부터 '가격 상한제 제재'를 가하기 위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이와 동시에 정유 제품에 대한 가격 상한제까지 시행할 계획이어서, 러시아가 입을 타격은 원유에 대한 제재보다 훨씬 클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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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유럽의 정유 수입 금지 시행에 맞출 예정
원유 상한제는 큰 효과 없었다는 지적 나와
미국과 유럽연합이 러시아산 원유에 이어 경유(디젤) 같은 정유 제품의 수출에 대해서도 2월초부터 ‘가격 상한제 제재’를 가하기 위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지난해 12월 5일 시행된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가 기대만큼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타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11일(현지시각) 미 재무부 고위 관료가 이번 주 유럽을 방문해 다음달 5일부터 러시아산 정유 제품에 대해서도 가격 상한제를 실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부가가치가 큰 경유와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떨어지는 난방유에 대해 수출 가격 상한선을 설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5일부터 유럽연합과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등 세계 주요 27개국은 배럴당 60달러 이상으로 수출되는 러시아산 원유의 운송을 거부하고 운송을 맡는 해운사에는 보험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은 2월 초부터 러시아산 정유 제품 수입 금지를 시행할 예정이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이와 동시에 정유 제품에 대한 가격 상한제까지 시행할 계획이어서, 러시아가 입을 타격은 원유에 대한 제재보다 훨씬 클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러시아가 유럽에 정유 제품을 수출하지 못하는 동시에 다른 지역에 대한 수송도 어려워지면, 러시아 정유 업계의 생산이 크게 위축될 거라는 지적이다. 미국 컬럼비아대학의 ‘글로벌 에너지 정책 센터’ 연구원 타탸나 미트로바는 “원유 가격 상한제가 크게 곤란하지는 않지만 반갑지 않은 제재라면, 정유 제품 제재는 훨씬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인도와 중국에 대한 원유 수출을 늘리는 것으로 서방의 제재에 대응했지만, 두 나라는 자체 정유 시설 규모가 커서 그동안 유럽으로 수출되던 정유 제품을 대신 사줄 가능성은 낮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유럽 각국은 다음달의 러시아산 정유 수입 금지를 앞두고 경유 등의 재고를 최대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의 석유 관련 정보업체 ‘스파르타 코모디티’의 필립 존스룩스 분석가는 “현재 유럽의 경유 가격이 아주 높지 않기 때문에, 유럽이 당장 미국이나 사우디아라비아, 인도에서 경유를 사들일 정도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핀란드의 싱크탱크 ‘에너지와 깨끗한 공기 연구센터’(CREA)는 러시아가 서방의 원유 가격 상한제 시행 이후에도 원유 수출로 상당한 외화를 벌고 있는 걸로 분석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이 연구센터는 지난달 5일 이후 상한제로 입은 러시아의 손실이 하루 1억6천만유로(약 2145억원)로 추정되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화석연료 수출로 하루 6억4천만유로 정도를 벌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인 지난 3~5월의 하루 수출 규모는 10억유로 정도였다. 연구센터는 2월부터 유럽연합이 정유 제품 수입을 금지하면, 러시아는 하루 1억2천만유로의 추가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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