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세 국대포수는 외롭지 않다…영웅들의 오타니부터 400G 안방마님까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37세 국대포수는 외롭지 않다.
삼성이 강민호, 김태군, 김재성으로 이어지는 현존 최고 포수왕국이라면, 이지영이 버틴 키움은 ‘미래의 포수왕국’이다. 2022년 4월 박동원(LG), 2022년 11월 주효상(KIA)이 빠져나갔지만, 그 대가로 KIA의 2023~2024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챙겼다.
키움은 지난해 9월 신인드래프트서 KIA의 2라운드 지명순서에 고교 최고포수 김동헌을 뽑았다. 이밖에 김건희, 박성빈, 변헌성, 안겸 등 총 5명의 포수를 지명했다. 심지어 키움은 5명 모두 포수로 키울 생각도 없다. 자체적으로 선수의 미래가치를 판단하고 충분한 소통을 통해 최적화된 위치를 찾을 계획이다.
유망한 포수가 많다. 일단 신인 5인방 중에선 김동헌을 미래의 코어로 점 찍었다. 이미 보유한 유망주들 중에선 선수 고르는 안목이 남다른 고형욱 단장이 찍은 김시앙이 있다. 이지영과 김재현이 1군을 지키면, 2군에선 김시앙과 김동헌을 최소 2~3년 정도 보고 성장을 유도할 계획이다.
당분간 이지영의 비중이 큰 건 맞다. 그러나 이지영이 당장 WBC 차출로 빠지면 시범경기는 백업 포수들의 장이 될 전망이다. 키움으로선 스프링캠프 막판 연습경기부터 시범경기까지 차세대 안방마님들의 가능성을 시험할 수 있다.
이지영은 올 시즌을 마치면 다시 FA가 된다. 키움으로선 국가대표 포수이자 리그에서 최상위급 공수밸런스를 지닌 베테랑을 절대 놓치면 안 된다. 37세의 이지영이 그래프가 떨어질 시기는 됐지만, 이지영이 기둥 노릇을 하면서 젊은 포수들을 육성하는 게 최상이다.
즉, 이지영이 2~3년 더 버티면서 김재현을 중심으로 백업들의 기량을 올려야 한다. 김시앙과 김동헌이 계획대로 터지지 않으면 투타 겸업 가능성을 열어놓은 김건희 등 다른 신예들의 성장을 기대해야 한다. 2024 신인드래프트서도 KIA로부터 한 장을 더 받은 만큼, 포수 보강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물론 키움은 이지영이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당장 김재현에게 눈길이 가는 건 사실이다. 주효상의 이적으로 입지를 확실하게 다질 절호의 기회다. 2016년 1차 지명자이며, 그동안 타격에선 별 다른 임팩트가 없었다. 반면 수비는 건실하게 한다는 평가다. 1군 통산 400경기에 출전했고, 이젠 레벨업이 눈에 띌 때도 됐다.
이지영은 든든하고 유망한 백업 포수가 많은 현실과 미래를 어떻게 바라볼까. 그 어느 때보다 책임감이 큰 2023시즌이다. 그러나 평소 후배들을 잘 이끌며 리더십도 좋은 베테랑으로서 뿌듯한 마음이 더 크지 않을까. 이지영이 올 시즌 외롭지 않다면, 키움은 안방 경영을 잘 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김건희(위), 김재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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