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지? 차은우의 CG 미모에 빠졌다
아이즈 ize 박현민(칼럼니스트)
"너, 차은우 봤어?"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아일랜드'를 보고 나면 으레 튀어나오는 말이다. 학창 시절 즐겨봤던 동명의 만화 '아일랜드'가 드라마화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김남길과 이다희 배우의 캐스팅 소식에 고개를 끄덕였던 터다. 그 정도면 원작 팬으로서 인정할 만한 싱크로율이라고 생각됐다. 실제 공개된 '아일랜드'는 초반의 기대치를 십분 충족시켰다. 김남길은 냉정하고 섬뜩한 '반'으로, 이다희는 매력과 혈기가 넘치는 '원미호'로 원작의 분위기를 화면에 고스란히 옮겼다. 두 배우는 언제나 해오던 것처럼,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200%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었다.
문제(?)는 '요한'이었다. 만화를 봤음에도 지난 기억 속에서 가물가물했던 요한의 존재는, 차은우라는 배우의 외형을 입고 생기와 활력을 쏟아내며 존재감을 거침없이 뿜어냈다. 신부복을 입든 힙스터 같은 복장을 하든, 그저 요한(차은우)이 화면에 나오면 시선이 자꾸만 차은우의 얼굴을 쫓게 됐다. 퇴마 의식을 행하고, 걷고 말하고, 술을 마시고, 심지어 기도문을 외워도 시선이 자꾸 차은우의 얼굴을 따라가 꽂혔다. 그리고 의지와 무관하게 감탄사가 입 밖으로 새어 나왔다. '와, 진짜 잘생겼네.'
2016년 그룹 아스트로 데뷔할 당시부터, 차은우의 존재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얼굴 천재'라는 수식어가 초고속으로 자리매김했고, 점차 배우로서의 활동 시간이 늘었다.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여신강림' 등을 통해 연기자로서의 1인분의 제 몫을 소화했다. 이렇게 오래 그의 존재와 연기를 봤음에도, 막상 화면에서 그의 '미모'를 마주하니 재채기처럼 불쑥 튀어나오는 탄성을 어쩌질 못했다. 연기에 무슨 문제가 있냐고? 아니, 오히려 그 반대다. 차은우는 능청스럽고 넉살까지 좋아 대사까지 많은 요한을 자연스럽게 구현했다. 판타지에 가까운 액션도 리얼하게 소화했다. 오히려 '미모가 연기 발목을 잡는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아일랜드' 속 바티칸 구마사제 요한은 결코 녹록한 캐릭터가 아니다. 이탈리아어와 라틴어를 구사해야 함은 물론 장르물인 만큼 이전 차은우가 소화했던 '차가운 도시 미남'들과 전혀 다른 연기 질감을 필요로 한다. 가벼움과 진지함을 수시로 오가는 성격의 스펙트럼도 방대하고, 격한 액션신은 차고 넘친다. 그러한 요한을, 차은우가 제 옷처럼 소화 중이다. 단언컨대 차은우의 과거 어느 작품보다, '아일랜드' 속 연기와 캐릭터 소화력이 월등하다. 이제껏 차곡차곡 쌓아 올린 그의 노력이 성장이라는 결실을 맺으며 확인된 순간이다.
앞으로 '아일랜드' 시즌 1의 남은 2회차, 또 시즌2의 6회차까지 차은우가 요한으로 보여줄 모습은 더 풍성하고 다채로울 전망이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요한은 밝고 명랑한 인물이지만, 그 내면에는 슬픔으로 가득 찬 절절한 과거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보여준 안정적인 모습에 이와 같은 면모를 제대로 설득력 있게 포갤 수 있다면, 요한은 '아일랜드'의 완성도에 더 큰 힘을 보내게 될 것이다. 차은우의 성장을 확인하는 것은 기분 좋은 덤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의 태생적 한계로 아직 모든 사람이 '아일랜드'를 보진 못했다. 하지만 차은우가 나오는 '짤'은 온라인과 SNS를 부유하며 수많은 사람을 지금도 마주하고 있다. 해당 영상을 접하는 순간, 대부분은 '최최차차(최애는 최애고, 차은우는 차은우다)'를 몸 속 깊숙한 곳에 각인할 확률이 짙다. 컴퓨터가 그려넣은 듯한 CG에 가까운 '잘생쁨'으로 자칫 본연의 캐릭터가 묻히거나 연기력이 매몰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당연하지만 결국 이러한 부차적인 평가를 뛰어넘을 수 있게 하는 것은, 스스로의 노력으로 견고하게 쌓아 올린 배우로서의 역량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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