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 가족 전통시장 차례상 비용 25만4500원...대형마트는 41% 비싸”

과일·견과류 가격 하락...축산물·가공식품은 비싸

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는 올해 4인 가족 기준 설 차례상 비용이 전통시장을 이용할 경우 지난해보다 4.1% 늘어난 25만4500원이 필요할 것으로 조사됐다고 12일 밝혔다. 대형마트를 이용하면 35만9740원이 필요해 같은 기간 2.1% 증가한다. 대형마트에서 차례상 장을 보면 전통시장보다 약 41%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10일 충북 충주시가 설을 앞두고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 이벤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자료사진)/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품목별로 살펴보면, 생산량이 증가한 과일류, 견과류, 채소류 등 농산물 가격은 내렸다. 그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축산물, 그리고 과자류와 같은 공산품 가격이 올랐다.

한국물가정보는 과일류는 지난해 재배면적이 늘며 생산량이 증가해 가격이 하락했는데, 올해에도 기상 여건 등 생육 환경이 좋아 저렴하게 형성된 지난해 가격이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견과류는 지난해와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작년에 기상 악화로 작황이 좋지 않아 생산량이 줄어 가격이 올랐던 곶감과 대추가 올해는 출하량이 크게 늘어 가격이 내리며 견과류의 전 품목 중 가장 큰 시세 하락을 이끌었다.

나물류는 제철을 맞은 시금치는 가격이 내렸지만 해마다 생산량이 줄고 있는 고사리는 2년 연속 값이 뛰었다. 수산물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다수 품목의 가격 변동이 거의 없었지만 생육환경이 좋지 않은 다시마는 가격이 올랐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설 차례상 물가 비교./한국물가정보

축산물은 국제 곡물가 상승으로 사룟값이 오르고 유가가 급등하면서 가격이 올랐다. 품목별로는 소고기 우둔살 가격이 올랐으며, 작년 말 월드컵 특수로 수요가 급상승했던 닭고기 가격이 여전히 높다. 특히 닭고기는 올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세가 매서워, 이후 확산에 따른 공급 상황에 맞춰 가격 추이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이 뛰면서 밀가루나 식용유 등 가공식품 가격도 상승했다. 이를 원재료로 쓰는 2차 가공식품인 약과, 산자 등 품목까지 영향을 끼쳤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선임연구원은 “전쟁으로 영향을 받은 일부 품목이 전체 물가 상승을 이끌었지만 그렇지 않은 품목은 오히려 작년보다 값이 내렸다”며 “좋은 품질의 재료를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하려면 정부의 설 물가 안정 대책을 활용해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적용받는 것이 현명한 소비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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