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값 격차 ‘역대 최대’

류인하 기자 2023. 1. 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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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부담 확대에 월세선호 커지고
갱신청구권 사용으로 전셋값 하락
서울 중구 남산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주택의 모습. 문재원 기자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맷값과 전셋값 가격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세입자가 갱신청구권을 사용하거나, 월세선호현상으로 전세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진 집주인들이 가격을 내린 매물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전세 시세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1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4235만원으로 조사됐다. 전세가격은 2076만원이다. ‘매매-전세’간 가격차는 2159만원으로, 부동산R114가 시세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래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최근 10년 사이 ‘매매-전세’가격 격차가 가장 적었던 시점은 박근혜 정부 2015년(496만원)으로, MB정부에서부터 이어진 집값 하락세로 집을 사지 않고 전세 연장을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전세가격이 매매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승했다. 이에 최경환 당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빚 내서 집을 사라”며 각종 대출규제를 완화하기도 했다. 현재의 LTV(주택담보대출비율) 70% 규제는 박근혜 정부때 완화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은 지난해 2월부터 꾸준한 약세를 보였다. 갱신청구권 사용, 대출이자 부담 확대에 따른 월세 전환 증가로 신규 전세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락기에 집을 급매로 처분하기 보다는 전세로 돌리려는 집주인들이 늘어나면서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면서 전세가격 하락폭이 커졌다.

부동산R114

지난해 말 전용면적 84㎡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대비 전세가격차는 평균 7억원까지 벌어졌다. 매매와 전세의 가격 격차가 큰 폭으로 벌어지면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되기 어렵다. 전세 세입자가 매수전환할 때 상당한 자금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통상 전세자금을 디딤돌 자금으로 삼아 저축액을 더하거나 대출을 받아 내 집 마련을 하게 되는데 이때 전세자금 규모가 작을 경우 나머지 주택구입자금 마련에 더 큰 부담이 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 3.3㎡당 매매-전셋값 차가 496만원으로 낮았던 2015년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2만225건으로 2006년(12만812건)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세보증금에 급여소득을 조금만 더하면 내 집 마련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물론 매매-전셋값 차가 지나치게 적으면 ‘깡통전세’ 우려가 커진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 팀장은 “현재는 매매-전세 간 가격격차가 크게 벌어진 데다 집값 하락 전망이 우세해 전세입자들의 매수전환 동력이 약한 상황”이라며 “정부가 전방위적인 규제 완화에 나섰지만 고금리와 실물경기 침체 우려가 커 매수심리가 회복되는 데에는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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