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물류비에 짓눌려 수출 중단될 판"..르노코리아자동차 협력업체 '생존 지원' 호소

"전용선사 없는 자동차업체에 대한 긴급 지원책 마련해달라"
부산상의도 '르노코리아자동차 수출 애로' 동조 입장문 발표

해상운임 부담 급증으로 르노코리아자동차 유럽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부산공장에서 만들어 수출되는 차량들이 프랑스 항구에 하역되고 있다.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제공

[파이낸셜뉴스] 부산지역 제조업 매출 1위 기업인 르노코리아자동차 협력업체가 최근 두배 이상 높아진 물류비 부담으로 자동차 수출물량이 급감할 위기에 처해 있다며 '생존을 위한 지원책' 마련해 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르노코리아자동차(대표이사 스테판 드블레즈)는 르노코리아자동차 협력업체를 대표하는 '르노코리아자동차협력업체협의회(회장 나기원, 신흥기공 대표)'가 자동차 수출위기 국면에 따른 지원 방안을 정부와 부산시, 지역 경제계에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12일 발표했다고 밝혔다.

르노코리아자동차협력업체협의회는 호소문을 통해 지난 3년 동안 코로나19, 반도체 부품 부족, 원부자재 가격 상승, 우크라이나 전쟁 등 많은 이슈를 극복해 왔으나 최근 두 배 이상 높아진 수출 물류비로 인해 어렵게 버텨온 자동차 수출 경쟁력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급박한 상황을 전했다.

세계 각국이 자국 경제를 위해 해상 수출입 물류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현 상황에서 우리 정부도 기존의 수출 지원 정책에 더해 전용선사가 없는 국내 자동차 완성차와 부품 협력업체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수출 물류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부산지역 최대 수출기업인 르노코리아자동차와 부품 협력업체들은 지역 수출 경제의 15~20%나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수출시장에서 전년 대비 63.3% 증가한 총 11만7020대의 실적을 거두며 선전했으나 급격한 물류비 상승이 올해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커져 있다.

최악의 경우 물류비 상승이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르노코리아자동차 부산공장과 부품 협력업체들의 주요 수출 품목인 XM3의 물량이 유럽 공장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예측도 흘러나온다.

르노코리아자동차 1차 협력업체 가운데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제외한 중소 협력업체의 종업원 수는 약 6만4000명에 달한다. 수출 물량 급감으로 최소 생산 물량 확보가 어려울 경우 이들 협력업체의 경영악화와 함께 고용 불안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 고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부산상공회의소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최근 국내 경제가 고금리, 고물가 등 글로벌 3고 악재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우리 경제의 주력인 수출 실적마저 하락하고 있어 향후 대내외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부산경제 역시 수출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큰 것을 감안하면 지역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수출경쟁력 약화 전망에 우려를 낳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상의는 "르노코리아자동차협력업체협의회에서 발표한 호소문에 따르면 예상되는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수출물량 감소 주요인은 자체 생산경쟁력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전용선사 수급애로에 따른 수출물류비 급증이 원가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지역경제계는 이번 문제가 단순히 지방에 소재한 개별 완성차업체의 문제를 넘어 부산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수출업계 전체 문제로 인식하고 향후 정부와 부산시 등 유관기관이 국내선사 매칭 및 물류비 지원 등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부산상의는 "지역경제계도 최근의 경제위기가 비단 자동차업계에만 국한되지 않고 수출업계 전반에 다양한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관련한 애로 모니터링과 지원방안 마련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