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 열기에 유통가, 자금 조달 파란불
롯데그룹도 지난 8일 롯데건설이 메리츠증권과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맺으면서 PF(프로젝트파이낸싱)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물산, 롯데호텔 등 그룹 주요 계열사가 약 6000억원,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캐피탈 등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가 9000억원을 출자해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 이 자금으로 롯데건설의 부동산 PF 관련 채권을 매입하는 것이다.
협약 다음날 진행한 롯데제과(AA)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도 1조6550억원이 몰렸다. 롯데제과는 이 자금으로 2월, 4월에 돌아오는 회사채를 갚는다. 투자자 수요가 높아 발행 규모를 3000억원으로 두배로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2020년에 발행한 회사채(1.5~1.9%) 대비 발행금리가 4~5%로 뛴 상황이지만 수요가 있을 때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외에도 롯데하이마트(AA-), 롯데렌탈(AA-), 호텔롯데(AA-) 등도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각각 1000억원, 3000억원, 2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에서도 신세계(AA), 신세계푸드(A)가 각각 1000억원, 500억원 규모로 발행을 예정하고 있다.
이마트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까지만해도 부채비율이 106.7%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3분기 기준 145.8%로 상승했다. 2020년부터 이베이코리아 지분 인수(3조5000억원),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인수(4700억원), 더블유컨셉코리아(2650억원), SK와이번스 야구단 인수(1000억원) 등 굵직한 M&A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반면 e커머스 사업에서 적자가 지속되면서 이마트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 영업이익은 12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가 급감했다. 이마트가 올해 갚아야 할 회사채 잔액은 3205억원(4월 만기분 포함) 불과하지만 2년 내 상환해야 할 자금은 1조1788억에 달한다. 이마트는 그동안 마곡부지(8000억원), 가양점(7000억원), 본사·성수점(1조2200억원) 등 자산 매각을 통해 자금을 보충해왔다. 최근에는 부동산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추가 자산 매각 가능성이 묘연한 상태다. 실제로 지난해 입찰을 진행한 중동점은 우선협상자인 디벨로퍼 알비디케이콘스(RBDK)가 계약금 외 잔금을 치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초 신용등급이 AA에서 AA-로 하향조정됐고, 자회사인 롯데하이마트도 지난해 말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롯데하이마트는 우량등급의 마지노선인 AA-로 올해 등급이 한단계 하락하면 A+가 된다. 신용평가사들은 롯데쇼핑과 롯데하이마트에 대해 수익성이 약화되고 있고, 재무구조 개선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한다. 롯데쇼핑의 2019~2021년 부채비율은 180~190% 수준으로 높은 상태다. 롯데하이마트는 오프라인 매장의 집객력이 약화되면서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손실 72억원을 기록했다. 민유성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올해는 온라인 사업 경쟁강도가 완화될 여지는 있지만 낮은 판매이익, 배송설비 등 고정비 부담은 여전해 영업이익 전환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구조적인 수익성 개선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이젠 연하남 싫다"…'이혼' 지연수, 전남편 일라이 간접 언급 - 머니투데이
- "딴사람 생각해?" 아옳이 말에 서주원 '당황'…이혼 전 영상 재조명 - 머니투데이
- 김혜자 "故남편 보내면서 몸부림치며 '관 밟지 말라'고…" 눈물 - 머니투데이
- 박수홍 가짜뉴스 소송 2차 공판…김용호 측 "메일 읽었을 뿐" - 머니투데이
- 눈물 흘리는 오은영…'영재반→은둔 생활' 중2 금쪽이의 충격 사연 - 머니투데이
- 이재명 '법정구속' 띄우는 한동훈…내달부턴 '민생정책 드라이브' - 머니투데이
- 베트남 가서 맥주만 마셨을 뿐인데…정일우에게 일어난 일 - 머니투데이
- 가방속에 젖은 옷 가득…비행기 타려다 체포된 20대 왜? - 머니투데이
- 연세대 '논술 효력 정지'에 불복…수험생들 "시간 끌지마" 신속심리 요청 - 머니투데이
- 히밥 "전성기에 한달 1억290만원 벌어"…165만 유튜버 수익 지금은?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