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사는 건 축복? 재앙?...100세 이상 9만명 넘은 일본 보니
90%는 여성...장수의 걸림돌은 ‘암’
한국,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 앞둬
‘고령 지진’ 대처에 따라 미래 달려
일본경제신문(닛케이)은 앞으로 여성은 절반, 남성은 4명중 1명이 90세까지 생존해 100세인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11일 보도했다.
일본인이 100세로 가는 길목을 가로 막는 최대 장애물은 ‘암’이며 이를 ‘암의 벽’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일본은 60~74세 남성, 35~74세 여성에서 암이 사망원인의 4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암 사망자가 전체 사망자의 26%를 차지하는 우리나라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일본의 고령화율은 세계 최고로 65세이상 인구비율이 29%(약 3600만명)로, 2위 이탈리아보다 5%포인트이상 높다. 초고령화로 취업률 역시 증가해 65세이상 취업률은 25%이며 특히 65~69세 취업률은 10년연속 계속 증가하고 있다.
총 근로자대비 고령자의 취업점유율은 13.5%로 독일 2%, 프랑스 1%를 훨씬 뛰어넘고 있다. 닛케이가 2019년 가을 실시한 조사에서 60대의 54%가 70세이상까지 일하고 싶다고 답해, 1년전의 조사때보다 9%포인트이상 높아졌다.
일본은 평균 수명이 50년전에 비해 남녀모두 12년이상 늘었고 초고령화에 따른 각종 문제, 즉 정년 재고용, 연금재정, 건강보험재정이 한계에 달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연금개시 연령을 50년전의 60세에서 65세로 늦췄지만 역부족이라며 연금제도 파탄을 막으려면 연금개시 연령을 70세로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오는 2025년 65세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고령화사회(2002년) 및 고령사회(2017년) 진입 후 각각 23년, 8년만에 초고령사회에 편입하는 것이다. 일본은 우리보다 20년 앞선 2005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일본은 1970년 고령화사회로 진입한 뒤 1994년 고령사회에 들어섰고, 2005년 65살 인구가 20.2%를 넘어서면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901만8000명으로 우리나라 총 인구(5162만8000명)의 17.5%에 달하며, 고령인구 비중은 계속해서 증가해 오는 2025년에는 20.6%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연합(UN)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20%는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 사회로 구분한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최장수 국가 일본보다 빠르다. 일본은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기까지 3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독일(77년), 미국(88년), 프랑스(143년) 등의 고령화는 그보다 더디게 진행됐다.
우리나라의 고령화속도는 그야말로 ‘고령지진(agequake)’이다. 고령지진은 대한민국의 정치·경제·사회의 모든 역학구도를 바꿔놓을 가능성이 크다. 고령화 이슈가 나오면, 으레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얘기하지만, 남의 얘기가 아니다. 발등에 떨어진 불은 이제 우리나라에 해당한다. 고령인구가 늘어나면서 지방도시에 빈집이 늘어나고 학교 건물이 노인요양시설로 변하는 등 활기를 잃었던 일본의 전철을 우리나라가 밟을 가능성이 높다.
‘100세 장수는 과연 우리에게 축복인가, 아니면 재앙인가’의 여부는 바로 지금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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