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자율주행 외친 CES, 현실 저항 극복은?

2023. 1. 1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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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율주행의 거센 도전, 제도 수용성은 제각각

 2023 CES의 화두는 단연 '자율주행'으로 요약된다. 왜 전동화가 없느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가야 할 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조사마다 전기차를 굳이 앞다퉈 내놓을 이유가 별로 없다. 

 그래서 수많은 기업들의 차세대 기술 전략은 '자율주행', 다른 말로 '로봇 운전'에 모아졌다. 물론 자율주행은 오래전부터 '첨단운전자지원장치(Advanced Driver Assist System)'라는 기술로 등장해 진화하는 중인데 운전 주체가 여전히 사람이라는 점에서 '로봇이 인간 운전자를 지원하는 장치'로 해석된다. 하지만 점차 로봇의 지원 범위와 항목이 늘어나면서 인간이 로봇 운전을 지원하는 '첨단로봇운전지원장치(ARDS, Advanced Robot Drive System)'로 바뀌려는 움직임이 역력하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어플라이드'의 모빌리티

 실제 미래를 대비하는 자율주행 기업들의 행보는 무척 빠르다. 앱티브, 어플라이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ZF 등도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하고 수많은 데이터처리 기업도 전시 경쟁을 펼쳤는데 여기서 핵심은 '예측'이다. 그간 자율주행은 '인식-판단-제어'의 3단계 과정을 완벽히 구현하는데 집중했다. 그러나 인식 단계부터 완벽성이 부족해 상용화가 쉽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자 2023 CES에는 '인식' 능력의 진화를 보여주는 하드웨어가 앞다퉈 등장했다. 인식의 정확성과 사물 범위가 확대된 카메라, 라이다, 레이더 등이 데이터를 수집하면 이를 즉시 처리하는 AI 기업들이 곳곳에 포진했다. 
크라이슬러 '신데시스' 실내 컨셉트

 그럼에도 여전히 신중함을 잃지 않으려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인간과 로봇의 역할 대체가 그리 단순한 사안이 아니라는 점에서다. 스텔란티스 산하 크라이슬러는 지능형 운전석 컨셉트 '신데시스(Synthesis)'를 공개했는데 명분은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한 포석이지만 여전히 인간 중심의 운전이 미래에도 유효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 상징으로 시선을 끌었다. 스마트 좌석(Smart Cockpit), 지능(Brain) 및 자동운전(AutoDrive) 기술이 포함된 실생활 기술을 녹여내 운전자의 행동과 경험을 지능이 분석하고 학습해 '비서' 역할을 해주도록 했다. 37.2인치 전면 디스플레이에 다양한 모습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필요하면 OTA(Over-the-Air)로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 한다. 날마다 기분이 달라지는 것처럼 매일 새로운 컨텐츠도 제공할 수 있다. 자율주행 이전에 우선적으로 운전자와 자동차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높이려는 노력이다. 
호주 스타트업 '싱머신'의 운전자 인식 모듈

 이를 통해 크라이슬러가 정립하려는 것은 새로운 이동 개념이다. 어차피 이동 자체가 기능적인 측면이라면 이 과정에서 반드시 소요되는 이동 시간은 인생의 한 과정, 즉 '라이프(Life)'로 정의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얼핏 보면 신데시스 컨셉트 또한 자율주행 포석으로 해석되지만 '자율주행'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지 않은 이유는 기술에 대한 사회적 저항성이 생각보다 크다는 점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내 상원이 화물차의 자율주행 촉진법을 제정하려 했지만 화물연합회 반대로 무산된 게 대표적이다. 당연히 정치는 선거로 직업이 주어지는 제도이고 선거권은 로봇이 아닌 인간에게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로봇이 인간 일자리를 대체하려는 순간 직업을 잃게 되는 인간은 로봇의 도입을 반대할 수밖에 없다. 
ZF 전기 자율주행 모빌리티. 향후 3,000대를 교통 사각 지대에 투입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자율주행을 향한 기술 기업들은 행보를 결코 포기할 수 없다. 게다가 기술 진화는 막을 수도 없고 막으려 하는 것 자체도 불가능하다. 이 말은 한국도 자율주행을 본격적을 도입하려면 새로운 제도의 선제적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특히 일자리에 관한 논의가 진전될 필요가 있다. 
아마존이 꾸준히 투자하는 '죽스(ZOOX)'의 전기 자율주행 모빌리티.

 최근 국토교통부가 오는 2025년부터 인천 공항에서 UAM을 띄워 도심에 들어오는 새로운 교통 수단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이를 바라보는 육상 교통 사업자의 시선이 벌써부터 싸늘하다. 이들은 한결 같이 UAM의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입을 모은다. 실현되면 도심과 공항을 오가는 공항버스 및 택시 등과 갈등을 겪게 되니 말이다. 전동화는 일자리를 축소하는 것이지만 자율주행은 아예 없애는 것이어서 갈등은 격화될 수밖에 없다. '자율주행' 기업들에게 '자율주행으로 돈을 어떻게 벌 것인가'를 물어보면 결국 로봇 운전 기반의 교통사업으로 답이 모아지기 때문이다. 

 권용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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