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1t 옮기다 사망한 맥도날드 알바생...2억원 배상 때린 대만법원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hjk@mk.co.kr) 2023. 1. 12.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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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해튼 6번 애비뉴에서 메이시스 백화점이 주최한 퍼레이드에 대형 맥도날드 풍선이 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대만에서 감자 1t을 옮기다가 숨진 맥도날드 아르바이트생 가족에게 법원이 472만 대만달러(약 1억9300만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11일(현지시간) 대만 매체 자유시보 등은 남부 가오슝 지역의 한 맥도날드에서 40분 동안 1.1t에 달하는 감자튀김 등을 옮긴 직원 리모씨(당시 23세)가 뇌출혈로 사망하자 그의 유족이 맥도날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했다고 전했다. 남부 가오슝 지방법원은 유족이 맥도날드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리씨는 2021년 5월 29일 오전 10시께 관리자의 지시에 따라 냉동 감자튀김 60상자(약 980kg)와 해시브라운 14상자(약 134kg) 등 총 1114kg을 5층 냉동고로 옮기다가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리씨를 발견한 동료가 그를 1층으로 부축해 내려와 택시를 태워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리씨의 부모는 가오슝 의대 감정을 통해 아들이 뇌출혈과 패혈성 쇼크로 인해 사망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쓰러진 날 리씨는 방한복 없이 29분 14초 동안 초저온에 48차례 이상 노출돼 이로 인해 목숨을 잃게 된 것이다.

맥도날드 측은 리씨가 산업재해가 아닌 자발성 뇌출혈로 인해 사망했다며 노동기준법에 따라 사망보상금과 장례비용으로 총 48만 대만달러(약 1900만원)를 유족에게 지급했다.

하지만 리씨의 부모는 사고 발생 당시 구급차 대신 택시를 호출하는 등 맥도날드가 관리 책임을 소홀히 했다며 사측을 상대로 1050만 대만달러(약 4억3000만원)의 배상금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소송에서 리씨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맥도날드 사측이 직원의 냉동고 업무 시 방한복 착용을 감독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리씨의 유족에게 690만 대만달러(약 2억8300만원)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맥도날드 주방에서 휴일에 6시간 근무한 리씨의 월 급여는 1만967 대만달러(약 44만9000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재판부는 “리씨도 방한복 착용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다”며 “맥도날드의 손해 배상액을 70%로 제한해 483만 대만달러(약 1억9800만원)를 배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전했다.

재판부의 판결에 대해 맥도날드 측은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이번 판결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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