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판로 개척"…'역직구' 사업 강화하는 패션·뷰티업계
'무신사·지그재그' 패션 플랫폼도 역직구 '활발'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패션·뷰티업계가 새로운 판로 개척의 일환으로 역직구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중국을 비롯해 북미, 유럽, 일본 등 해외 각지에서 부는 K컬쳐 열풍을 타고 한국 상품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면서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역직구 플랫폼 '글로벌 아모레몰'을 론칭했다. 해외 61개국에서 아모레퍼시픽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해외에 거주하는 소비자가 60~80 달러 이상 상품을 구입하면 한국에서 현지로 무료 배송해 준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의 한한령, 봉쇄 조치 등으로 지난 3년간 실적이 부진하면서 중국 오프라인 매장에서 철수하고 온라인몰로 판매를 전환해왔다.
현재 글로벌 아모레몰은 테스트베드 서비스로 운영 중이어서 브랜드 헤라 상품만 입점한 상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번 테스트 운영을 바탕으로 계획과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라며 "기존 진출국 뿐만 아니라 보다 확장된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자사 브랜드와 제품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패션·뷰티 기업들이 역직구 사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새 판로 개척의 일환이어서다. 뷰티 기업의 경우 펜데믹 기간 동안 중국 소비 심리가 악화로 직격탄을 맞아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해졌다. 더욱이 최근 K팝, K패션, K뷰티 등 K컬처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역직구 수요도 덩달아 늘어나는 추세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해외 역직구 건수는 4049만7000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금액 기준으로도 2020년 11억9013만 달러에서 2021년 17억4518만 달러로 46.6% 늘었다. 지난해에도 유례없는 '킹달러' 현상이 이어져 해외 소비자 구매력이 컸을 것으로 예상된다.
CJ올리브영은 일찍이 2019년부터 역직구 사업에 나섰다. 올리브영의 온라인 역직구 플랫폼 '글로벌몰'에서는 전세계 150여개국 소비자들이 한국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다.
글로벌몰은 론칭 이듬해인 2020년부터 작년까지 연평균 매출이 85% 신장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몰 회원 수도 60만명을 돌파했다.
올리브영은 지난달 열린 '제59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5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5000만달러 수출의 탑을 이끈 것이 바로 글로벌몰이었다. 지난해 글로벌몰은 색조화장품이 인기를 얻은 데다가 고환율에 힘입어 북미 등에서의 수요가 늘면서 수출이 증가했다.
글로벌몰은 최근 K팝 카테고리도 신설했다. 역직구 비중이 큰 품목이 화장품과 음반이어서다. 음반 도입으로 취급 품목이 늘면서 론칭 초기 2000여개였던 품목 수는 최근 1만5000개에 이른다.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는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스토어'를 신설하고 10월 걸그룹 '뉴진스'를 국내외 앰버서더로 발탁했다. 뉴진스는 국내를 비롯해 일본, 동남 아시아, 미국, 호주 등 글로벌 시장에서 무신사 대표 얼굴로 활약 중이다. 해외 고객을 대상으로 선보일 무신사의 다양한 글로벌 캠페인 광고와 마케팅 활동에 참여해 국내 패션 브랜드를 알릴 예정이다.
글로벌스토어는 디스이즈네버댓, 마르디 메크르디, 아크메드라비, 에이카 화이트, 쿠어, 로우 클래식 등 300여개 브랜드를 소개한다. 현재 영어, 일본어, 베트남어를 지원하고 13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아직 역직구 사업 초창기 단계"라며 "올해부터 물류 세팅, 현지화 마케팅 등을 시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온라인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 역시 역직구 플랫폼 '지그재그 글로벌'을 시범 운영 중이다. 지그재그는 일본, 미국, 캐나다를 시작으로 해외 진출 국가를 확대할 계획이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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