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노숙 중인 러시아인 5명, 망명 신청 거부 韓정부 상대 소송

정윤미 기자 2023. 1. 12.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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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징집을 피해 한국으로 도망친 러시아인 5명이 망명 신청을 거부한 한국 정부를 상대로 고소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CMP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징집되는 것을 피해 자국에서 탈출한 러시아인들은 한국이 망명 신청을 거부한 후 그들 목숨이 위태롭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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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징병 기피, 난민 신청 사유 적절치 않아"
"동물원에 갇힌 동물 같아…망명 거절, 목숨 위태"
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출국자들이 줄을 서서 수속을 기다리고 있다. 2022.4.1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 징집을 피해 한국으로 도망친 러시아인 5명이 망명 신청을 거부한 한국 정부를 상대로 고소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5명은 지난해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예비군 30만명 동원령' 발표 이래 지난해 말 각각 서울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다만 입국 심사대를 통과하지 못하고 수개월째 공항 내 체류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창문이 없는 지하에서 침낭에 의지해 잠을 자고 법무부가 제공하는 간단식으로 하루 세끼를 해결한다. 조식과 석식은 머핀과 과일주스, 중식은 기내식이 제공된다.

자샤르라는 이름의 한 남성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보통 식사하지 않고 샤워를 거의 하지 않는다"며 "마치 동물원에 갇힌 동물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SCMP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징집되는 것을 피해 자국에서 탈출한 러시아인들은 한국이 망명 신청을 거부한 후 그들 목숨이 위태롭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현재 이들은 한국 정부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찬 변호사는 이날 "그들은 난민 지위를 부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심사받을 기회를 거부한 법무부 결정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징병 기피는 '난민 신청 사유로 타당하지 않다'며 망명 신청을 거절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그들은 본국으로 송환됐어야 했다"며 "그러나 그들은 난민 지위를 부여할 수 없다는 정부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소송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법무부 결정에 대해 이 변호사는 "그들은 분명히 세계적으로 비난받고 있는 러시아 침략 전쟁에서 도망치고 있다"며 "5명 중 3명에 대한 법원 판결은 1월 말로 예상되며 나머지 2건은 아직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윤성식 전남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이들 5명이 한국 정부의 '외교적 골칫거리'라고 밝혔다.

교수는 "법원은 아마도 이들에게 잠재적 난민 심사를 받을 기회를 제공할 것이지만 정부는 이들이 합법적인 난민으로 한국에 사는 것은 허용치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정부는 그들이 러시아로 가면 확실히 가혹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에 다시 추방해서는 안 된다"며 "한국 정부는 그들이 전쟁이 끝나기를 기다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SCMP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약 2000명 난민 신청자 가운데 약 1%에게만 지위를 부여했다.

코리아타임스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마라크타예프로(23)는 러시아 극동연방관구 부랴트공화국에서 몽골, 필리핀를 경유해 지난해 11월12일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한국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는 "비록 한국과 인연은 없지만 민주주의와 시민권 측면에서 매우 발전된 나라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러시아 북코카서스연방관구 카바르디노발카리야에서 온 축구선수 출신 다샤르 쿠비예프(31)는 "러시아법상 징병 자격도 없다"며 "그런데 11월에 군에서 온 사람들이 우리집에 와서 며칠 안에 군에 나오지 않으면 탈영병으로 간주한다는 문서에 서명하라고 강요했다"고 했다.

시베리아 크라스노야르스크 출신 안드레이는 30대 남성이다. 지난해 10월14일 인천에 도착했다. 안드레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훨씬 전부터 푸틴 대통령의 부패한 정권에 격렬하게 항의해왔다며 징병통지서를 받고 도주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27일(현지시간) 크름반도 세바스토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부분 동원령에 따라 징집된 예비군들이 작별식에 참석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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